2천년대의 철도위상

서울경제신문 94년 12월 9일자 기고
철도청장 재임시


철도가 오랜 관청기업으로서의 구태를 벗어 던지고 늦어도 1996년 1월 1일부터는 公社체제로 변신하기 위하여 새로운 철도위상을 갖추기에 분주하다. 21세기의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며, 질 높은 서비스 제공과 고속철도 건설 및 간선철도망의 확충, 다양한 생활편의상품 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문화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동안 철도에 대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부진으로 시설, 장비의 낙후성 등 사양화의 길을 경험하기도 하였으나, 자동차의 비약적인 증가가 오히려 도로교통의 한계를 가져와 수송업계 의 비효율성이 노정 됨과 함께 장거리, 대량수송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철도를 재인식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경제성장에 따른 수출입 물량의 증대로 컨테이너등 대량화물 수송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철도를 중심으로 하는 종합 수송체계의 재정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주요 간선망의 수송능력이 한계에 도달하여 이들에 대한 투자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며, 신도시 건설과 관련한 지하철망 구축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선로의 소송능력을 높이기 위하여 열차를 장대화하는 노력과 함께 선로를 복선화, 전철화, 직선화하는 등의 개량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빠르면 금세기 말께에는 초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고속철도가 등장해 여객수송의 신기원을 이룩하게 될 것이며, 이와 조화될 수 있도록 기존철도의 발전도 불가피해질 것이다. 고속철 도 시대의 개막은 부수적으로 국내관련 기술과 산업의 파급적 발전을 촉진할 수 있게 되어 관련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된다.

또한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철도를 중심으로 구축된 북한의 교통망과 남쪽의 교통망의 연결은 우선 철도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렇게 연결된 한국철도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 중국 횡단철도(TCR), 유럽철도와도 연결되는 국제화 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21세기초 한국철도의 새로운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