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심 철도경영

서울경제신문 94년 12월 1일자 기고
철도청장 재임시


철도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최대기업이며, 한 세기의 역사를 불과 몇 년 앞둔 最古의 관청기업이 변모를 시작한 것이다. 철도경영의 전 분야를 이제 고객의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고객과 밀착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간 철도경영이 관청행태로서 철도 서비스를 생산하며, 그것도 독점적으로 제공해 왔다는 측면에서 효율성 면에서 피할 수 없는 취약성을 지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철도는 더 이상의 독점기업이 될 수 없는 여건이 이미 조성되었고, 앞으로 철도가 담당하여야 할 수송기능의 중요성을 철도가 더 이상 종전의 사고로 이를 감당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을 암시하고 있다.

대변모를 시도하는 철도청의 경영혁신은 여타 공기업 분야에서도 적용될 수 있겠는지에 대한 시금석으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나아가 국가의 대동맥을 대대적으로 개선한다는 차원에 서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막대하리라 생각한다.

이같은 시도는 최근 유행하는 「고객 만족경영」이라든지 「고객은 왕이다」라는 판촉활동의 시류에 편승하려는 것은 아니다. 철도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본인은 물론 직원 모두가 세 계경제환경의 변화가 의미하는 바를 깊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국제화·세계화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앞으로 모든 기업들은 국경 없이 경쟁해야 하며 경쟁 력이 없는 기업은 어디서고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소위 국경 없는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하는 것이며 경쟁에서의 우열은 세계 방방곡곡의 소비자들에 의해서 최종적인 판정이 내려질 것이다. 이같은 징후는 이미 여러 부문에서 나타나 고 있다. 그 견고하기만 했던 유통부문에서 조차 가격파괴의 돌풍으로 일대 혁신을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소비자의 선호를 파악하지 못하고 소비자와 밀착되지 않는 어떤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다. 96년 1월 1일로 예정된 철도청의 公社化가 단지 간판만 바꾸어 다는 행사일 수는 없 다. 국가의 대동맥이 경직된 상태로 방치되고서야 우리 경제의 원활한 성장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국민들의 격려와 질책이 철도청의 변신 노력과 이어질 때, 우리의 철도는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