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A39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재임이후 : 2006년 3월 16일


‘달란트의 비유’가 주는 교훈


정부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양극화의 해소에 진전이 없으면 사회의 통합이 불가능하고 더 이상의 나라 발전이 정지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이의 해소를 한ㆍ미 FTA 타결과 더불어 최대의 정책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의 인식과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쉽게 해소될 것 같지 않은 심각한 이견이 우리 사회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경제 사회적 현안과 마찬가지로 이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도 적절한 해결책(know how)이 모색되기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know what), 문제 발생의 원인과 배경(know why)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OECD가 90년대 중반에 지적사회의 특성을 규명하면서 지적한 바다.

우리 사회에 이 문제에 대한 이견이 이렇게 큰 것은 문제해결의 바른 코스를 우리 사회가 걷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닌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양극화의 본질, 발생의 원인과 배경에 대한 해석과 이해가 해소책의 모색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과 토픽들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범사회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다.

세계화의 가차 없는 진행, 기술진보의 과정 등 세계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각국 특히 한국 경제에 주는 근본적인 충격은 무엇이며 양극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양극화는 경제 주체들의 이런 충격에의 대응 능력, 그 결과 초래되는 경제적 성과의 격차에 따라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인가?
우리의 양극화 정도는 이렇게 불가피하게 또는 정상적으로 초래되는 격차를 넘어서는 것인가?
양극화 대표적 지표인 계층간 소득 분배구조의 경우 우리는 국제적으로 어떤 상황인가?
다른 경제와 달리 우리경제의 내부에는 각 부문의 양극화가 더욱 더 초래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은 없는가?
있다면 우리의 경제제도나 정부의 경제운용방식이 이 구조적 요인의 중요한 한 부분은 아닌지?
양극화의 과정과 진행이 우리경제 전체의 구조변화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
이런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이런 과정을 통해 상당부분 인식의 괴리가 좁혀지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이 문제에 대한 적절한 답을 못 찾지 않을까 걱정된다.

성경의 ‘달란트의 비유’는 양극화의 본질과 배경의 이해 및 그 해결책의 모색에 주는 함의(含意)가 크다고 본다.
신약성서 마태복음 25장에 있는 이 비유는 세 하인에게 각각 금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기고 타국으로 장기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와 이 하인들과 결산을 하는 한 주인의 이야기다.
‘받은 것을 열심히 굴려서 받은 만큼 남긴 각각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받은 두 하인에 대해서는 극구 칭찬하면서 이 모두를 그들이 갖도록 한다.
반면 받은 것을 그냥 묵혀 두었다가 그대로 주인에게 바친 한 달란트 받은 하인에 대해서는 크게 저주하면서 그 한 달란트마저 빼앗아 이미 열 달란트를 가진 자에게 더하여 준다.’

이 비유는 예수께서 천국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직접 한 흔치 않은 비유다.
결과만을 보면 양극화의 극치로 보일 수도 있는 천국의 묘사를 통해 예수께서 전달하고자 한 분명한 메시지가 읽힌다.
개개인의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주어지는 달란트의 크기를 달리 하고 있다.
또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이에는 엄격한 ‘유인과 징벌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오늘의 경쟁원리의 핵심인 이 원칙을 예수께서는 천국의 한 요소로 분명 하게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이 비유는 세계 경제의 오늘의 모습과 그 안의 한 국민경제, 특히 한국경제가 가야할 길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극화의 문제도 이런 방향과 연관해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