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소상공인 정책 과제와 향후 방향의 모색' 기조연설문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재임이후 : 2005년 12월 08일


소상공인 문제 해결의 기본 방향


안녕 하십니까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김 인호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바쁜 12월에 소상공인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희 연구원이 주최하는 이 세미나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이 자리를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신 중소기업청의 이 승훈 차장님과 각계각층의 소상공인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오늘의 주제를 놓고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주실 발표자와 토론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소상공인 문제는 우리 경제에서 해결돼야 할 주요 중소기업 문제 중 핵심적 문제의 하나입니다. 또 이 분야의 문제는 우리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제반 문제의 집합체이기도 합니다.
이는 바로 소상공인 부문이 우리 중소기업문제의 본질인 경쟁력의 문제를 어느 부문보다도 심각하게 안고 있으며 따라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어느 부문보다도 강력하게 요구되는 분야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한편으로는 이 문제가 갖는 특수성 때문에 경제적 측면을 넘어서는 다양한 정책적 고려가 불가피하게 요구되어 온 분야이기도 합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소상공인과 관련한 문제도 기본적으로는 경쟁력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해결의 길로 들어설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구조를 전제로 끊임없는 구조조정의 과정을 밟으면서 문제의 핵심에 접근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소상공인 문제가 갖는 특수성, 역사성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경쟁여건이나 경쟁 구조는 그렇게 바람직하게 조성되지 못했고 당연히 구조조정의 과정 역시 매우 미흡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경제사회 전체의 급격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제기된 새로운 실업 현상은 이런 상황을 더욱 심화 시켰습니다.

99년 2월 소상공인지원센터가 설립되면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실질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소상공인들에 대한 정부의 본격적인 관심과 정책적 고려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문제에 대처하려는 노력과 결부되어 이루어졌습니다.
외환위기 이후에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창업을 장려해온 것이 단기적으로는 실업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 측면이 있고 외형적으로는 경쟁이 촉진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상공인 영역의 많은 부문에서 다른 나라들의 평균적인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정도로 과잉화 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과잉화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여건에서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계속적인 지원이 있으리라는 기대수준을 높여왔고 그로 인해 유연한 시장 구조 하에서 경쟁력의 우열에 따라 진입과 퇴출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경쟁적인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결과가 이 부문의 비효율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 점 또한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의 소상공인 문제의 본질은 한계 소상공인이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게 되는 상황에서 생계형 창업자의 진입으로 인한 과잉화의 지속 그리고 이로 인한 수익성의 악화가 끝없이 진전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도 이런 본질과 배경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본으로 입안되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소상공인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대처는 가능한 부문에 있어서 보다 경쟁력을 고양하는 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분야의 과감한 구조조정의 유도, 한계 소상공인을 취업근로자로 전환시키는 방안, 그리고 사회안전망의 강화로 이 과정에서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사회정책적 접근이 포괄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문제는 바로 경쟁력의 문제입니다.
당연히 중소기업의 범주에 있는 소상공인의 문제도 경쟁력의 문제라고 보고 접근하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경쟁력 일반의 문제가 그러하듯이 소상공인의 경쟁력도 치열한 경쟁구조 하에서만 생겨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한 점에서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 정책은 경쟁의 룰 속에서 경쟁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정책의 기본방향이 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것은 소상공인들이 자생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상공인들 스스로도 정부의 지원정책에 주로 의존하려는 기대에서 벗어나 시장의 시그널 즉 경쟁자의 행동과 수요자들의 기대에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소상공인 부문에서도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소상공인이 많이 나와서 경쟁력 있는 부문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발전이 요구됩니다.

또한 생계형 창업에 대한 지원의 문제도 면밀하게 재 검토해야할 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불가피한 생계형의 창업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준비된 창업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영세 소상공인들의 수익성 저하로 인한 분배구조의 악화 등 당면한 한계적 상황 및 이로 인한 금융기관의 부담 등으로 심지어 무더기로 도산하는 대란에 대한 위기의식까지 나올 정도가 되었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구조조정이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또 가능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경쟁력과 경쟁여건 등 시장상황에 대한 사업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 져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적절한 역할이 필요합니다만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닐 것입니다.

구조조정의 여지조차 없는 한계 소상공인들은 결국 취업근로자로 의 전환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적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한계 소상공인들이 사업을 정리하고 취업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평생 동안 소상공인으로 살아온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자율적으로 사업을 그만두려는 경우에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최소한으로 겪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사업을 정리한 후에 임금근로자로서의 취업 또는 새로운 사업을 통해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를 짊어지고 있습니다.

또 취업능력도 없는 최악의 경우에는 정부가 사회 안전망 차원의 기초 생활여건을 구비해주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소상공인 정책은 경제적 측면을 넘어서 일부 사회복지 정책 차원의 영역도 담아야 하는 측면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본적인 정책방향과 혼재되어서는 바람직한 정책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소상공인 정책이 정책의 우선순위 없는 민원해소 차원의 대증요법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정부정책의 체계화를 통해 주요 정책과 부수적으로 추진되는 정책을 명확히 구분하고 정책의 목표를 차등화 함으로써 정책목표의 달성 가능성을 높여야 소상공인의 문제를 푸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소상공인 문제는 이제 한국경제의 발전과정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되어온 농업문제에 준할 만큼 심각해질 가능성을 안고 있는 문제영역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 문제를 종합적인 관점에서 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앞에서 일부 언급한 바와 같이 소상공인 정책과 관련하여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리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즉 한편으로는 무엇을 정부가 해결해야 하며 무엇은 시장기능에 의해 해결되도록 할 것인가를 구분하고 한편으로는 당면한 현실과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정책 사이에서의 고민을 슬기롭게 해쳐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험으로부터 얻어지는 교훈으로 보면 농업정책에서의 그간의 실패가 타산지석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중소기업 문제와 마찬가지로 소상공인 문제도 우리 경제 전반의 경쟁력 향상과 활성화, 그리고 산업과 취업구조상 이들을 수용해 갈 능력을 갖추어야 궁극적으로 해결이 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소상공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국민경제 전체의 틀을 떠난 개별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같이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연구를 하는 저희들도 유효한 제안을 통해 정부가 하고 있는 고심의 일부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본 세미나는 이러한 문제인식으로부터 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상공인 부문에 대한 자료의 미비로 인해 소상공인 연구를 수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정책을 입안하는데 있어서도 역시 같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이 세미나를 통해서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소상공인 부문이 한국경제에서 경쟁력 있는 부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정책적 제안과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을 위한 국가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을 위한 큰 한걸음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시어 자리를 같이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세미나 준비에 노고를 아끼지 않은 중소기업청, 매일경제 그리고 연구원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