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강연자료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재임이후 : 2005년 12월 02일


우리나라 중소기업문제에 대한 시장경제적 이해


Ⅰ. 문제의 제기

- 중소기업 보호, 육성을 위해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보다도 더 많은 지원과 보호 제도를 가지고 막대한 지원 예산을 쓰고 있는데 왜 중소기업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가?

- 중소기업의 성장 없이 대기업만의 발전은 불가능한가? 대기업의 발전 없이 중소기업의 발전이 가능한가?

-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관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문제가 많은가?

- 80년대 후반 이후 특히 IMF위기 이후 대기업 숫자는 크게 줄어들고 중소기업 숫자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나?

- 다른 나라의 경우 기술개발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의해 이뤄지는 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 한국의 청소년들은 70년대 이후 국제 기능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휩쓸고 있는데도 중소기업의 기술 수준이나 경쟁력 수준은 크게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 중소기업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중소기업 문제의 해결 없이 한국경제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취약성은 한국경제 태생적 한계인가? 아니면 제대로 된 접근을 통해 해결 가능한 과제인가?

Ⅱ. 한국경제와 중소기업

1. 국민경제상 중소기업의 위치

- 중소기업의 현황 o 사업체수 : 약 300만개(99.8%), 종업원수 : 1,039만명(86.7%),
생산액 : 319조원(50.8%), 수출 : 683억불(42.1%)

-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중소기업은 지속적인 창업ㆍ퇴출로 경제의 역동성에 기여함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의 원천으로 역할

- 대기업 위주의 성장 패러다임의 한계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대안으로 제시되는 상황

2. 중소기업의 당면 문제점

- 중소기업 경기의 부진 지속
o 저조한 중소제조업 가동율, 자금사정의 악화, 각종 수익성 관련 지표의 부진 지속
o 중소기업의 수출비중 : 2002년 42% -> 2003년 42.2% -> 2004년 36%

- 중소기업의 구조적 문제점
o 외환위기이후 혁신주도형 기업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제조업은 요소주도형 단계에서 정체
o 하청기업중심의 구조로 독립성이 결여되어 대기업의 침체가 중소기업의 침체로 직결
o 경제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영세자영업 비중이 높아 열악한 근로조건과 고용시장의 불안 지속
o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생산성 등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대ㆍ중소기업간 양극화 심화

3. 중소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변화

-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와 함께 기업의 국제화를 통한 국제경쟁력의 제고가 기업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대두

- 글로벌 아웃소싱의 보편화 등 기업 경영환경의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치열한 국제 경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국제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기업은 즉시 퇴출되는 구조

- 이상의 경영 환경으로부터 우리 중소기업이 예외가 될 수 없으며 설사 내수기업이라도 국제경쟁력을 확보 유지 발전시키지 못할 경우 조만간 시장에서 퇴축될 수밖에 없음

4. 한국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

- 중국 등의 저가공세에 따라 노동집약적 산업부문의 상당수 중소기업은 국내외에서 경쟁력의 한계에 도달

- 차별화된 독자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기업의 경우 해외진출(예 중국)의 경우나 국내 영업의 경우를 막론하고 치열한 경쟁(Red Ocean)과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는 추세

- 우리 중소기업들의 보유기술은 선진국 및 신흥국에 보편화된 기술이 60%이며, 주력제품의 수명주기상 위치도 성숙·쇠퇴기 기술이 49% (‘03)

- 중소기업 국제경쟁력의 부재는 결국 한국경제의 국제경쟁력 부재로 귀결

- 그러나 이러한 취약성이 한국 중소기업의 태생적 한계는 아님
o 우수한 기능 인력(70년대 이후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
o 일본보다 더 개인주의적인 특성

-> IT 경제시대의 신기술 중소기업에는 추후 경쟁력 요소로 작용 가능성

5. 중소기업 문제의 본질

중소기업들이 당면한 현안, 예컨대 판로의 한계. 금융의 어려움, 대기업과의 문제, 환율ㆍ유가 등 대외변수에 대한 적응능력, 인력 확보상의 애로 등 모든 문제는 결국 해당 중소기업의 경쟁력의 문제로 귀착

-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 및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적절한 인식의 결여로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왔고 이는 취약한 경쟁력으로 나타남

-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적 접근노력이 정부와 기업 스스로 공히 미흡

- 정부정책의 경우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대책보다는 보호와 지원위주의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해 왔으나 때로는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 결과 초래

- 중소기업들 스스로도 대부분 시장의 시그널(경쟁자의 행동과 수요자의 선택)보다도 정부의 시그널에 더 귀를 기울여 온 경향

- 2004년 7.7대책 이후 경쟁력 향상 위주의 중소기업 정책으로의 전환 추진 중이나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는 데는 정부, 기럽 공히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

⇒ 한국 경제 문제의 본질과 동일

Ⅲ. 중소기업 문제의 해결방향

1. 해결돼야 할 과제

가. 중소기업의 경쟁력, 기술력 배양

나. 중소기업의 국제화

다. 대 중소기업 관계의 적절한 설정, 동반 성장의 Framework 구축

라. 경쟁력 없는 중소기업의 구조조정과 마찰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퇴출시스템의 정비(영세 상공인, 자영업자 문제)

마. 구조적 측면에서 중소기업에 불리한 자원배분 구조의 시정

2. 주요국 중소기업정책의 시사점

-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정책 추진

- 대개 자국 경제의 특성(강점)을 강화/극대화하는 정책을 운용
o 대만은 IT관련 혁신중소기업의 육성에 초점 (산업클러스터 지원정책)
o 핀란드도 기술경쟁력의 강화에 초점 (우리나라 인구의 1/10, 1인당 GDP는 2.4배, 국가경쟁력 1위)
o 싱가포르는 중소기업 육성정책 “SME21” 을 통해 고학력 인적자원 인프라를 활용, 국가 전체의 글로벌화를 구상

- 그러나 중소기업 육성정책의 기본 개념은 “시장원리를 기본으로 경쟁구조 조성에 의한 자생력 강화”
o 미국, 독일, 핀란드, 싱가포르 중소기업 정책의 공통점은 직접적인 지원이 아닌 자생력을 강화하는데 중점
o 전통적으로 대기업ㆍ중소기업 간의 협력과 경쟁에 초점을 두고 정부 주도의 정책을 구사한 일본도 최근 변신을 추구

3. 문제해결의 기본방향

가. 한국경제 문제 = 중소기업문제 라는 시각에서 접근
나. 경쟁력문제에 대한 해답을 추구함으로써 문제의 핵심에 접근
다. 개별시책이나 지원제도보다 구조적으로 접근
- 물 흐르듯 하는 유연한 경제구조
- 엄격한 유인과 징벌(incentive & penalty)의 원칙이 확립되는 경제구조
- 세계 시장구조의 변화를 주목하고 적응하는 방향으로 접근
ㆍ경쟁구조 ㆍ수요자 중심 ㆍ글로벌 시장구조

⇒ 우리 경제의 시장경제화와 우리 중소기업의 국제화 과제로 귀결

Ⅳ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

1. 왜 시장경제인가?

가. 잘 되는 경제의 공통점

- 경제 문제의 대부분을 시장에서 시장원리에 의해 해결하는 나라

- 시장과 정부의 기능이 명확하게 구분되고 정부의 역할이 적정하게 행사되는 나라

- 세계경제의 흐름과 자국 경제의 운영을 조화하려고 하는 나라

⇒‘열린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

나. 경쟁력의 중요성과 경쟁력을 보장하는 경제시스템

- 한국의 경쟁력 수준 : 경제의 외형에 크게 못 미치는 국제경쟁력

- 경쟁력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면 만사가 무용

- 오로지 ‘경쟁적 구조’에서만 만들어 지는 경쟁력

- 경쟁적 구조를 보장해주는 유일한 경제시스템이 ‘열린 시장경제’

2. 시장경제의 기본적 요소

- 시장경제의 2대 기본적 요소는 ‘자율’과 ‘경쟁’
o 물 흐르듯 유연한 제도(자율과 책임)
o 엄격한 유인과 징벌(incentive & penalty)의 원칙

- 이런 시장경제에 에 관한 사상이나 이론이 A. Smith의 「국부론」(AD 1776년)이후 서양에서 발전되어온 것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오류

- 사마천의 「사기」에 나타나는 시장경제사상(별첨 1)

- ‘달란트의 비유’(신약성경 마태복음 25장 14절-30절)에 나타나는 시장경제 사상(별첨 2)

-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소비자 내지 수요자가 선택하는 경제’

- 오늘날 시장은 국제화된 세계 단일의 시장(one single market)
o 세계화(globalization)의 경제적 의미
o ‘우리식’과 ‘세계식(global standard)’

- 오늘날 global 경제구조 하에서 한 나라의 경제가 시장경제라고 인정되려면 앞에서 언급한 경쟁구조와 수요자 중심의 사고의 정착에 더해 세계경제와 자국경제의 통합이라는 세 요소가 갖추어져야 함

3. 시장경제의 이해를 위한 기초

- 경제에는 공짜가 없다(There isn't such a thing as a free lunch)

⇒ 희소성의 원칙,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trade off

- 수요 공급 법칙의 중요성

⇒ 수요 공급의 법칙과 가격의 기능만 이해하면 웬만한 경제문제에 대한 이해와 해결이 가능 : ‘앵무새도 경제학자가 될 수 있다’

- 정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이해
o 정부는 만능이 아니다
o 시장경제를 한다는 것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적절하게 정한다는 뜻
o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 : 정부의 실패를 보다 경계해야

- 기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
o 생산과 고용의 주체,
o 이윤추구를 존립목적으로 하는 기구 : 기업은 자선 단체가 아님

- 제기되는 문제
o 시장경제는 얼마나 정의로운가? 시장경제 보다 더 정의로운 경제시스템이 있는가?

[별첨 1] 사마천(司馬天)의 시장경제사상

지금으로부터 약 2100년 전인 BC 90년경 중국 한(漢)나라의 무제 때 사마천이 집필한 「사기(史記)」중에서 우리는 수요공급의 법칙 등 시장경제의 본질에 관해 쉽고도 명쾌한 설명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사기의 마지막 편인 열전(列傳) 중 69권인 화식열전(貨殖列傳)에는 저자의 다음과 같은 경제사상이 기술되고 있다.

“농민들이 먹을 것을 생산하고, 어부나 사냥꾼이 물품을 생산하고, 기술자들은 이것으로 물건을 만들며, 상인들은 이를 유통시킨다. 이러한 일들이 정령(政令)이나 교화, 징발에 의한 것이거나 혹은 약속에 따라서 하는 것들이겠는가? 사람은 각자 자기 자신의 능력에 맞추어 그 힘을 다해서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것이다. 때문에 물건 값이 싼 것은 장차 비싸질 징조이며, 값이 비싼 것은 싸질 징조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일에 힘쓰고 각자의 일을 즐거워하면, 이는 마치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아 밤낮 멈추는 때가 없다.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몰려들고 억지로 구하지 않아도 백성들은 물품을 만들어 낸다. 이 어찌 도(道)에 부합되는 것이 아니며, 자연스러움의 증명이 아니겠는가.”

사마천은 ‘시장경제’라는 용어를 한 번도 사용한 바 없지만 시장경제의 원리를 이보다 더 간명하면서도 그 본질을 꿰뚫어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짧은 글에는 시장경제의 본질인 물 흐르는 듯한 자율의 원리, 정부의 역할의 한계, 시장 참가자들의 자기 책임의 원리, 수요자 선택의 원리 등이 충분히 그러나 너무 알기 쉽게 기술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때문에 물건 값이 싼 것은 장차 비싸질 징조이며, 값이 비싼 것은 싸질 징조이다”라는 대목은 바로 시장경제의 기본인 수요ㆍ공급의 원리에 대한 명쾌한 기술인 것이다.
마지막 구절 역시 의미심장하다.
“이 어찌 도(道)에 부합되는 것이 아니며...”는 바로 이 원리에 의한 경제의 흐름과 운영이 ‘바른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다. 어떤 정부도 시장경제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역대 국가운영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 시장경제의 본질에 대해 의외로 무지하거나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어떤 거부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장경제에 관한 사상이나 이론이 A. Smith의 「국부론」(AD 1776년)이후 서양에서 발전되어온 것으로 잘 못 이해한다.
또 이 시장경제체제는 우리의 체질에 맞지 않으며 미국 등 선진국의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받아 =드린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시장경제의 본질에 관한 사상이나 설명을 서양의 국부론보다 무려 1870년 전에 쓰여 진 동양의 고전에서 발견하는 것은 경이로운 일임.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수요 공급의 법칙이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 인간의 경제생활에서 통용되는 너무나 당연한 법칙임을 생각하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오늘날 얽히고설킨 수많은 우리 경제사회의 문제들을 보면서 이렇게 문제가 꼬이기만 하고 풀리지는 않는 이유의 대부분이 바로 이 수급원리에 바탕을 둔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수급원리를 기초로 시장에서, 시장원리에 의해 문제를 인식하고 풀려는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앵무새도 금방 따라 외울 수 있는 이 법칙을 도외시하고 2100년 전에 이미 설파된 ‘시장’이라는 길에 대해 무지하거나 이를 무시하는 데서 대부분의 경제 사회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본다.

아마도 사마천이 오늘에 있어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현실을 보면 “길이 있는데 왜 길로 안 가고 길 아닌 데로 가려고 하느냐”고 하지 않을까?

[별첨 2] ‘달란트의 비유’가 주는 교훈

신약성서 마태복음 25장 14절-30절에 있는 이 비유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떤 사람이 세 사람의 하인에게 차례로 금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기고 타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성경사전에 의하면 이 때 금 한 달란트는 34.27㎏이니 지금 우리 돈으로 약 5-6억 원 정도 되는 큰 돈이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이 이들과 결산을 한다. 다섯 달란트 받은 하인은 이를 밑천으로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고 두 달란트 받은 하인도 비슷하게 또 두 달란트를 남겼다. 주인은 이 두 하인을 향해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므로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길 것이며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하리라”고 극구 칭찬 한다.

반면 한 달란트 받은 하인은 이 것을 그냥 묵혀 두었다가 그대로 주인에게 바친다. 주인은 격노하면서 “악하고 게으른 종아 네가 최소한 그 돈을 은행에 맡겨 이자라도 받아 본전과 같이 나에게 돌려 줘야 할 것이다” 하면서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마저 빼앗아 이미 열 달란트를 가진 자에게 더하여 준다. 그러면서 그를 향해서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이 쓸 데 없는 자를 바깥 어두운 데로 내어 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 것이다”고 저주한다.

성경에는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 매우 많다. 어떤 경제학자의 분석에 의하면 성경의 전 내용의 약 1/3이 직ㆍ간접으로 경제와 관련이 있는 구절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비유는 경제와 관련되는 이런 수많은 성경 구절 중에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원리의 핵심적 요소를 가장 잘 나타내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또 오늘의 세계경제 질서를 잘 예견한 것으로 가열되는 세계경쟁 속에서 한 국민경제가 가야할 길을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으며 특히 한국경제에 주는 교훈이 크다.

이 비유가 갖는 경제적 의미를 깊이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이야기는 예수께서 직접 한 비유로서 현대어로 쓰인 영어성경(Good News Bible)에 의하면 “그 때에 천국의 모습은 이러 하리라(at that time, the Kingdom of Heaven will be like this)”라는 말로 시작한다. 단순한 이야기 꺼리가 아니고 천국의 모습을 예수께서 직접 묘사한 매우 흔치 않은 비유이니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내용을 깊이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음직한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천국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고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받은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게으름은 꾸중의 대상이 되어야겠지만 그래도 가장 적게 가진 사람은 동정을 받고 균형 차원의 사후적 배분을 받는 것이 상식이고 대개의 사람이 상상하는 천국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이 비유는 전연 다르다. 동정이나 사후적 배분은커녕 그나마 가진 것도 빼앗기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이 것을 더해서 가진다. 이 것이 천국의 한 모습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독교의 천국의 일반적인 환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 것이다.

인간 개개인이 가진 능력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according to his ability)이 전제되어 있고 이 차이에 따라 주어지는 달란트의 크기가 크게 다르며 그 성과도 당연히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분명히 한 내용은 연장선상에서 세계경제 속에서 어떤 국민경제의 현재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이 비유 속에는 왜 능력의 차이가 있는지 설명이 없고 이에 대한 불평을 하거나 이를 받아드리는 묘사도 전연 없다. 아마도 이는 신(神)의 영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보다 주어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인간의 본분임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한국경제가 당면한 문제의 여러 측면과 비교하여 얻을 교훈이 크다.

모든 과정과 결과에 적용되고 있는 엄격한 ‘유인과 징벌(incentive & penalty)의 원칙’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쟁원리의 핵심이며 시장경제를 경쟁력 있는 체제로 만드는 가장 본질적 요소인 이 원칙이 성서에서 천국의 한 모습으로 이렇게 분명하게 기술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시장경제는 경쟁원리에 서 있고 경쟁원리의 핵심적 요소는 바로 이 ‘유인과 징벌’의 원칙이다. 이 원칙이 분명하게 서야만 시장경제는 비로소 제대로 작동한다.

만약 이 원칙에 대한 분명한 인식도 없고 이를 확실하게 세우려는 의지도 없는 경우에는 말로는 아무리 시장경제 하겠다고 해도 허구(虛構)에 그칠 것이다. 이 것이 오늘날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의 주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