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무원교육원 강연자료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재임이후 : 2005년 8월 23일


중소기업을 둘러싼 한국경제의 현황과 과제


Ⅰ. 한국경제 어디에 있나?

1.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 한국경제는 2002년 8월 이후 전반적으로 계속 하향 추세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최근에는 대내외 여건의 악화 등으로 향후 전망 역시 매우 불투명
- 03년 3.1%, 04년 4.6%, 05년 1/4 분기 2.7%
- 경제 각 부문의 심각한 양극화 (산업간, 기업간, 직종간, 소득 계층간)
- 기업의 투자의욕, 소비심리 회복 지연
- 실업 특히 청년 실업 문제 해소 어려움(소위 ‘이태백’ 현상)

□ 정부의 인식과 시장의 인식
- 정부는 종전까지는 경기의 조속한 회복을 전망하면서 경제위기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음.
- 이런 정부의 시각과 시장에서의 경제주체들의 인식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음
- 최근에는 정부 스스로도 경제에 대해 확신을 잃고 있는 느낌

□ 끊임없는 경제위기 의식의 만연 ⇒ 「위기의 재생산구조」
- 주로 단기적인 경기 상황과 관련 경제의 위기여부가 논의돼 왔음
- 최근에는 한국경제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
- 일본식 “잃어버린 10년(the Lost Decade)”의 한국판 가능성 거론 (별첨1 참조)

□ 한국 경제의 국가경쟁력 현황
- WEF, IMD 등 조사결과 경제의 외형에 못 미치는 한국의 국가경쟁력
- 한국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

2. 한국경제 위기구조의 본질

□ 경제문제의 구조적 성격이나 본질에 대한 인식능력에 및 이의 해결 능력에 문제
- 즉 경기 순환적 관점에서 조성되는 위기론은 경계해야 하나 경제위기의 구조적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필요

□ IMF위기는 한국경제의 위기이자 기회 (blessing in disguise)
- 강요된 그러나 필요불가결한 세계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에 노출
- 한국 경제구조 변화의 계기였을 수 있음
- 그러나 우리 경제 사회의 근본적 문제에 대한 균형있고 편견없는 반성의 시도와 변화에의 의지 결여되어 주로 외과적 처방과 조치에 주력

⇒ 결과적으로 본질적인 변화가 부재한 가운데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

□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

0 우선, 근본적으로 국가 사회 전체가
-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본질에 대한 이해 부족
- 국제질서, 세계경제 흐름에 대한 인식 부족
- 수출대국에 속하지만 국민, 정부의 국제화ㆍ세계화 의식에문제

0 이로 인해, 국민들은
- 국가적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국가시스템에 대한 국가 사회적 의식이 결여되어
ㆍ시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인식 미흡
ㆍ기업에 대한 배타적 의식 팽배
ㆍ평등주의의 만연

0 정부는 - 시장경제의 본질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ㆍ경제 운영 원리의 불투명
ㆍ경제와 비경제 부문 운영원리의 일관성 결여
ㆍ기업 및 기업가에 대한 부정적 시각 등

0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되어 있음으로 인해
- 정부의 정책 방향이 불분명하고 부문간 일관성 결여
- 우리 경쟁력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확신 결여
- 우리 경제의 취약한 국제 경쟁력 구조의 지속

⇒ 경쟁력의 위기, 구조적 위기가 한국 경제위기의 본질

Ⅱ. 한국경제와 중소기업

1. 국민경제상 중소기업의 위치

□ 중소기업의 현황

- 사업체수 : 약 300만개(99.8%), 종업원수 : 1,039만명(86.7%), 생산액 : 319조원(50.8%), 수출 : 683억불(42.1%)
- 기업규모별로는 소기업(소상공인 포함)이 사업체 수의 대부분을 차지 (소기업 97.0%, 중기업 2.8%, 대기업 0.2%)
-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전체 기업수의 86.4% (서비스업 86.4%, 제조업 10.8%, 광업?건설등 기타 2.8%)
ㆍ서비스업은 도ㆍ소매업 및 숙박ㆍ음식점업이 대부분(사업체수의 51.6%, 종사자수의 36.0%)

□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중소기업은 지속적인 창업ㆍ퇴출로 경제의 역동성에 기여함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의 원천으로 역할

□ 대기업 위주의 성장 패러다임의 한계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대안으로 제시되는 상황

2. 중소기업의 당면 문제점

□ 중소기업 경기의 부진 지속
- 저조한 중소제조업가동율, 자금사정의 악화, 각종 수익성 관련 지표의 부진 지속

 
‘04.3/4 
 
‘04.4/4 
 
‘05.2 
 
‘05.3 
ㆍ전체 제조업 가동률 
79.2 
 
80.7 
 
77.2 
 
80.9 
ㆍ중소 제조업 가동률 
68.1 
 
68.7 
 
66.9 
 
70.4 
ㆍ중소기업자금사정(BSI) : ‘03 (82) -> ‘04 (76) -> ‘05. 1월 (75) -> ‘05. 2월 (75)
ㆍ중소기업의 수출비중 : 2002년 42% -> 2003년 42.2% -> 2004년 36%

□ 중소기업의 구조적 문제점
- 외환위기이후 혁신주도형 기업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제조업은 요소주도형 단계에서 정체

ㆍKDI(2003)에 의한 우리나라 제조업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구분

1989-1997

1998-2001

20-99명

0.59

1.05

100-299명

1.23

0.75

제조업전체

1.58

2.28



- 하청기업중심의 구조로 독립성이 결여되어 대기업의 침체가 중소기업의 침체로 직결
ㆍ우리나라 중소제조업의 63%가 대기업과 하도급 관계 (일본은 50%)
ㆍ중소기업들이 모기업과의 거래에 안주하는 가운데 글로벌 아웃소싱이 일반화되면서 중소기업의 어려움 가중

- 경제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영세자영업 비중이 높아 열악한 근로조건과 고용시장의 불안 지속
ㆍ2003년말 우리나라의 자영업자수는 773만 6천명 (전체취업자의 36%)
ㆍ미국(7.2%), 독일(11.1%), 영국(11.7%), 일본(16.3%), 대만(28.4%)

-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생산성 등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심화
ㆍ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수준 : 93년(74%) -> 2003년 (61%)

□ 중소기업 문제의 본질
- 중소기업들이 당면한 현안, 예컨대 판로의 한계. 금융의 어려움, 대기업과의 문제, 환율?유가 등 대외변수에 대한 적응능력, 인력 확보상의 애로 등 모든 문제는 결국 해당 중소기업의 경쟁력의 문제로 귀착

-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 및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적절한 인식의 결여로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왔고 이는 취약한 경쟁력으로 나타남

⇒ 한국 경제 문제의 본질과 동일

□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적 접근노력 미흡
-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대책보다는 보호와 지원위주의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해 왔으나 문제는 더욱 심화되는 상황
- 2004년 7.7대책 이후 경쟁력 향상 위주의 중소기업 정책으로의 전환 추진중

Ⅲ. 세계경제 환경과 한국경제, 중소기업

1.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

□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의 대두 : 세계화(Globalization)
- 세계경제 질서 변화의 배경
ㆍ냉전의 종식, WTO의 출범, FTA 등의 진전, 정보ㆍ통신 기술의 발달
- 변화에 기인한 결과
ㆍ무 국경ㆍ무한경쟁의 시대, 수요자 중심의 시대, 지식기반경제의 시대, 다국적 기업협력의 시대

□ 한국의 글로벌 경제구조에 대한 인식이나 대응 취약
- 특히 대 전환기의 아시아 속의 한국경제의 좌표가 문제

□ 이런 글로벌 환경 하에서는 과거의 한국경제의 3대 신화는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함
- “고도성장, 한국주식회사, 경제제일주의 신화”

2. 국제 기업환경과 국제경쟁력

□ 중소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변화
-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와 함께 기업의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를 통한 국제경쟁력의 제고가 기업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대두
ㆍ글로벌 아웃소싱의 보편화 등 기업 경영환경의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치열한 국제 경쟁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즉시 퇴출되는 구조

□ 기업 경영에 있어서의 국제화 개념의 변화
- 과거 전통적인 수출이라는 일방적인 방향성(Outward)의 개념에서
-> Outward (수출, 판매 등) 와 Inward(수입, 지식에의 접근 등)를 동시에 의미하는 양방향 개념으로 진화

⇒ 최근에는, 해외파트너쉽, 해외투자, Cross-Border 클러스터링, 글로벌 아웃소싱 및 국제경영능력 등 기업활동 전반을 포함하는 “기업가치사슬” 전체의 국제화를 의미

* 기업가치사슬 (firm's value chain)
ㆍ기본업무 : 조달, 생산, 마케팅, 판매, 물류, 투자
ㆍ지원업무 : 정보ㆍ인적자원의 관리, 기업 인프라스트럭처의 지원, 신기술의 획득 및 활용

3.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국제화 수준과 국제경쟁력

□ 한국 중소기업의 국제화 수준
- 수출 중심의 전통적 개념의 국제화라는 관점에서는 충분한 국제화 상태?
- 그러나 기업가치 사슬 전체의 국제화라는 관점에서는 매우 취약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영능력 부족)

* 중소기업연구원 자체의 분석(2003.12)에 따르면
-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70% 이상이 국제화의 초기단계에 있다고 인식
- 외국 경쟁기업과 비교한 국제화 수준도 약 60%가 뒤떨어지는 것으로
- 마케팅능력도 90% 이상이 비교열위에 있다고 인지

□ 성공적인 세계화(국제화) 기업의 특징
- 글로벌 전략을 가지고 제품개발, 마케팅, 생산, 유통과 물류 그리고 연구개발에서 세계시장을 목표로 구체적인 비전을 유지
- 지리적, 문화적 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시장에 진입, 생산기반이나 유통기반이 없어도 영향력의 확장을 시도
- 글로벌화와 현지화를 동시에(Glocalization) 추구하는 전략 구사

□ 한국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
- 중국 등의 저가공세에 따라 노동집약적 산업부문의 상당수 중소기업은 국내에서의 경쟁이 곤란
- 차별화된 독자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낮은 진입장벽에 따른 과당경쟁을 지속함에 따라 수익성도 악화 추세
ㆍ선진국 및 신흥국에 보편화된 기술이 60%이며, 주력제품의 수명주기상 위치도 성숙·쇠퇴기 기술이 49% (‘03)

⇒ 미미한 국제화 정도와 국제경쟁력의 부재

□ 중소기업 국제경쟁력의 부재는 결국 한국경제의 국제경쟁력 부재로 귀결

□ 그러나 이러한 취약성이 한국 중소기업의 태생적 한계는 아니라고 봄 - 70년대 이후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 (우수한 기능 인력) - 일본보다 더 개인주의적인 특성

-> IT 경제시대의 신기술 중소기업에는 추후 경쟁력 요소로 작용 가능

□ 그래서, 취약한 국제 경쟁력을 제고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답

⇒ 이것은 결국, 경제구조의 조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우리 경제?사회 구조를 시장경제 원리와 국제화에 입각하여 재구성해야 함을 의미

Ⅳ. 중소기업 문제의 해결방향

1. 우리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반성
- 최근까지 국가적 비전과 목표 불분명
- 보호와 지원중심의 중소기업정책
ㆍ다양한 지원제도와 연간 7조 3천억 (2004년 기준)의 지원에도 불구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
- Global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전략 취약
ㆍ전통적 접근 방법으로 수출확대에 주력
- 지원체제의 일관성 결여 및 운용방식도 ad hoc basis
ㆍ통합/조정 기능 취약 -> synergy 효과의 한계노출

2. 주요국 중소기업정책의 시사점

□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정책 추진
- 특히, 자국 경제의 특성(강점)을 강화/극대화하는 정책을 운용
ㆍ대만은 IT관련 혁신중소기업의 육성에 초점 (산업클러스터 지원정책)
ㆍ핀란드도 기술경쟁력의 강화에 초점 (우리나라 인구의 1/10, 1인당 GDP는 2.4배, 국가경쟁력 1위)
ㆍ싱가포르는 중소기업 육성정책 “SME21” 을 통해 고학력 인적자원 인프라를 활용, 국가 전체의 글로벌화를 구상

□ 그러나 중소기업 육성정책의 기본 개념은 “시장원리를 기본으로 경쟁구조 조성에 의한 자생력 강화”
- 미국, 독일, 핀란드, 싱가포르 중소기업 정책의 공통점은 직접적인 지원이 아닌 자생력을 강화하는데 중점
- 전통적으로 대기업ㆍ중소기업 간의 협력과 경쟁에 초점을 두고 정부 주도의 정책을 구사한 일본도 최근 변신을 추구

3. 중소기업의 국제화 과제

□ 중소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정책 방향으로서 중소기업의 국제화 추진 필요
- 지원 중심의 정책을 탈피 -> 경쟁을 유도하고 장려하는 경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에 초점

□ 기본방향
- 국제경쟁 환경에의 접근과 노출이 적극 유도될 수 있는 인프라 조성
- Value Chain의 각 단계에 있어서 기업들이 글로벌 경영의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유도
- 기업의 혁신과 창의가 일상화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 전체를 거대한 교육과 학습의 장으로 조성

□ 중소기업 국제화의 애로 요인
- 기업내부적 요인
ㆍ창업가의 국제화 마인드 부족, 해외경험의 미비, 국제화 감각의 부족
- 기업외부적 요인
ㆍ현지국 사정에 대한 이해 부족 (언어 및 의사소통의 문제, 문화적인 차 이, 경쟁자 파악의 어려움), 국제적 경영감각 결여

□ 중소기업 국제화를 위한 정부의 연구과제
- 우리 경제구조의 특징, 산업의 발전 정도 등을 고려한 전략의 발굴
ㆍ예 : IT분야의 소 강국 특징 적극 활용
- 해외의 potential을 발굴 국내 중소기업과 연계
ㆍ각 종 해외 관련 정보의 보완 및 Data Base화 등 활용도 제고
- 적극적인 Global Entrepreneurship의 배양을 위한 프로그람 의 발전

□ 중소기업 국제화를 위한 기업차원의 과제
- 막연한 슬로건과 표어의 수준이 아닌 모든 조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뚜렷한 글로벌 비전의 제시 (월트디즈니사 "Makes Peoples Happy")
- 상품, 시장정보, 글로벌 고객의 요구수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한 글로벌 고객별로 차별화된 전략
-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의 능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파트너쉽의 개발
- 국제화된 인적 자원의 양성 및 능력평가와 보수체계의 뒷받침
- 전문분야에의 집중과 열정

4. 문제해결의 기본방향

가. 한국경제 문제 〓 중소기업문제 라는 시각에서 접근
나. 경쟁력문제에 대한 해답을 추구함으로써 문제의 핵심에 접근
다. 개별시책이나 지원제도보다 구조적으로 접근
- 물 흐르듯 하는 유연한 경제구조 (별첨2 참조)
- incentive & penalty의 원칙이 확립되는 경제구조 (별첨3 참조)
- 세계 시장구조의 변화를 주목하고 적응하는 방향으로 접근
ㆍ 경쟁구조 ㆍ 수요자 중심 ㆍ 글로벌 시장구조

⇒ 우리 중소기업의 국제화 과제로 귀결 (별첨4 참조)



[별첨 1]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교훈

일본을 ‘잃어버린 10년’에 빠뜨린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은 흔히 ‘55년 체제’라고 불리는 일본 특유의 경제ㆍ사회구조와 국가운영 체제라고 봄. 2차 대전을 거치고 맥아더 군정치하에서 개혁과정을 거치고 형성된 국가 운영 시스템으로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고성장 경제를 이룩하면서 전후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일본의 성공신화의 배경에 있는 경제 시스템 바로 그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자민당 장기 집권구조이며 경제적으로는 정(政)ㆍ재(財)ㆍ관(官)의 공고한 철의 3각 구조, 흔히 일본주식회사로 불리는 정부 지도하의 선단식 기업경영 체제, 기업 내 종신고용제 등 독특한 노사관계 등이 그 핵심 요소를 이루고 있었다.
이 체제는 관민통합(협조)형의 ‘변형된 시장경제체제’로 나타났고 그래서 일부 경제학자들에 의해서는 시장경제적 속성이 부정되기에 이르렀다. 또 수요자 또는 소비자 보다는 생산지 내지 공급자 중심의 경제구조로서의 특징이 고착되어 왔다.

시장 기능의 위축, 정부와 시장기능의 미분화로 특징 지워지는 이런 식의 일본경제는 필연적으로 정부의 고성장 정책과 기업의 과도한 팽창적 경영 패턴을 유발했고 금융이 이를 뒷받침했음. 이 과정에서 금융, 부동산. 시설, 고용 등에 거대한 거품이 끼게 되었던 것이다.

일본의 장기 불황은 이런 거품들이 붕괴되면서 시작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보다 더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일본경제의 문제는 바로 일본의 성공을 가져다 준 이런 유형의 일본 특유의 경제구조가 80년대 말부터 근본적으로 변화되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더 이상 유효한 시스템으로 작동될 수 없었다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최근 일본경제의 재생에 대한 기대가 팽배해 있으나 일본경제를 주로 구조적 측면에서 관찰한다면 속단은 빠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별첨 2] 사마천(司馬天)의 시장경제사상

지금으로부터 약 2100년 전인 BC 90년경 중국 한(漢)나라의 무제 때 사마천이 집필한 「사기(史記)」중에서 우리는 수요공급의 법칙 등 시장경제의 본질에 관해 쉽고도 명쾌한 설명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사기의 마지막 편인 열전(列傳) 중 69권인 화식열전(貨殖列傳)에는 저자의 다음과 같은 경제사상이 기술되고 있다.

“농민들이 먹을 것을 생산하고, 어부나 사냥꾼이 물품을 생산하고, 기술자들은 이것으로 물건을 만들며, 상인들은 이를 유통시킨다. 이러한 일들이 정령(政令)이나 교화, 징발에 의한 것이거나 혹은 약속에 따라서 하는 것들이겠는가? 사람은 각자 자기 자신의 능력에 맞추어 그 힘을 다해서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것이다. 때문에 물건 값이 싼 것은 장차 비싸질 징조이며, 값이 비싼 것은 싸질 징조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일에 힘쓰고 각자의 일을 즐거워하면, 이는 마치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아 밤낮 멈추는 때가 없다.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몰려들고 억지로 구하지 않아도 백성들은 물품을 만들어 낸다. 이 어찌 도(道)에 부합되는 것이 아니며, 자연스러움의 증명이 아니겠는가.”

사마천은 ‘시장경제’라는 용어를 한 번도 사용한 바 없지만 시장경제의 원리를 이보다 더 간명하면서도 그 본질을 꿰뚫어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짧은 글에는 시장경제의 본질인 물 흐르는 듯한 자율의 원리, 정부의 역할의 한계, 시장 참가자들의 자기 책임의 원리, 수요자 선택의 원리 등이 충분히 그러나 너무 알기 쉽게 기술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때문에 물건 값이 싼 것은 장차 비싸질 징조이며, 값이 비싼 것은 싸질 징조이다”라는 대목은 바로 시장경제의 기본인 수요ㆍ공급의 원리에 대한 명쾌한 기술인 것이다.
마지막 구절 역시 의미심장하다.
“이 어찌 도(道)에 부합되는 것이 아니며...”는 바로 이 원리에 의한 경제의 흐름과 운영이 ‘바른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다. 어떤 정부도 시장경제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역대 국가운영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 시장경제의 본질에 대해 의외로 무지하거나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어떤 거부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장경제에 관한 사상이나 이론이 A. Smith의 「국부론」(AD 1776년)이후 서양에서 발전되어온 것으로 잘 못 이해한다.
또 이 시장경제체제는 우리의 체질에 맞지 않으며 미국 등 선진국의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받아 드린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시장경제의 본질에 관한 사상이나 설명을 서양의 국부론보다 무려 1870년 전에 쓰여 진 동양의 고전에서 발견하는 것은 경이로운 일임.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수요 공급의 법칙이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 인간의 경제생활에서 통용되는 너무나 당연한 법칙임을 생각하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오늘날 얽히고설킨 수많은 우리 경제사회의 문제들을 보면서 이렇게 문제가 꼬이기만 하고 풀리지는 않는 이유의 대부분이 바로 이 수급원리에 바탕을 둔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수급원리를 기초로 시장에서, 시장원리에 의해 문제를 인식하고 풀려는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앵무새도 금방 따라 외울 수 있는 이 법칙을 도외시하고 2100년 전에 이미 설파된 ‘시장’이라는 길에 대해 무지하거나 이를 무시하는 데서 대부분의 경제 사회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본다.

아마도 사마천이 오늘에 있어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현실을 보면 “길이 있는데 왜 길로 안 가고 길 아닌 데로 가려고 하느냐”고 하지 않을까?

[별첨 3] ‘달란트의 비유’가 주는 교훈

신약성서 마태복음 25장 14절-30절에 있는 이 비유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떤 사람이 세 사람의 하인에게 차례로 금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기고 타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성경사전에 의하면 이 때 금 한 달란트는 34.27㎏이니 지금 우리 돈으로 약 5-6억 원 정도 되는 큰 돈이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이 이들과 결산을 한다. 다섯 달란트 받은 하인은 이를 밑천으로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고 두 달란트 받은 하인도 비슷하게 또 두 달란트를 남겼다. 주인은 이 두 하인을 향해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므로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길 것이며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하리라”고 극구 칭찬 한다.

반면 한 달란트 받은 하인은 이 것을 그냥 묵혀 두었다가 그대로 주인에게 바친다. 주인은 격노하면서 “악하고 게으른 종아 네가 최소한 그 돈을 은행에 맡겨 이자라도 받아 본전과 같이 나에게 돌려 줘야 할 것이다” 하면서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마저 빼앗아 이미 열 달란트를 가진 자에게 더하여 준다.
그러면서 그를 향해서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이 쓸 데 없는 자를 바깥 어두운 데로 내어 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 것이다”고 저주한다.

성경에는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 매우 많다. 어떤 경제학자의 분석에 의하면 성경의 전 내용의 약 1/3이 직ㆍ간접으로 경제와 관련이 있는 구절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비유는 경제와 관련되는 이런 수많은 성경 구절 중에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원리의 핵심적 요소를 가장 잘 나타내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또 오늘의 세계경제 질서를 잘 예견한 것으로 가열되는 세계경쟁 속에서 한 국민경제가 가야할 길을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으며 특히 한국경제에 주는 교훈이 크다.

이 비유가 갖는 경제적 의미를 깊이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이야기는 예수께서 직접 한 비유로서 현대어로 쓰인 영어성경(Good News Bible)에 의하면 “그 때에 천국의 모습은 이러 하리라(at that time, the Kingdom of Heaven will be like this)”라는 말로 시작한다.
단순한 이야기 꺼리가 아니고 천국의 모습을 예수께서 직접 묘사한 매우 흔치 않은 비유이니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내용을 깊이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음직한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천국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고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받은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게으름은 꾸중의 대상이 되어야겠지만 그래도 가장 적게 가진 사람은 동정을 받고 균형 차원의 사후적 배분을 받는 것이 상식이고 대개의 사람이 상상하는 천국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이 비유는 전연 다르다. 동정이나 사후적 배분은커녕 그나마 가진 것도 빼앗기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이 것을 더해서 가진다.
이 것이 천국의 한 모습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독교의 천국의 일반적인 환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 것이다.

인간 개개인이 가진 능력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according to his ability)이 전제되어 있고 이 차이에 따라 주어지는 달란트의 크기가 크게 다르며 그 성과도 당연히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분명히 한 내용은 연장선상에서 세계경제 속에서 어떤 국민경제의 현재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이 비유 속에는 왜 능력의 차이가 있는지 설명이 없고 이에 대한 불평을 하거나 이를 받아드리는 묘사도 전연 없다.
아마도 이는 신(神)의 영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보다 주어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인간의 본분임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한국경제가 당면한 문제의 여러 측면과 비교하여 얻을 교훈이 크다.

모든 과정과 결과에 적용되고 있는 엄격한 ‘유인과 징벌(incentive & penalty)의 원칙’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쟁원리의 핵심이며 시장경제를 경쟁력 있는 체제로 만드는 가장 본질적 요소인 이 원칙이 성서에서 천국의 한 모습으로 이렇게 분명하게 기술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시장경제는 경쟁원리에 서 있고 경쟁원리의 핵심적 요소는 바로 이 ‘유인과 징벌’의 원칙이다. 이 원칙이 분명하게 서야만 시장경제는 비로소 제대로 작동한다.

만약 이 원칙에 대한 분명한 인식도 없고 이를 확실하게 세우려는 의지도 없는 경우에는 말로는 아무리 시장경제 하겠다고 해도 허구(虛構)에 그칠 것이다. 이 것이 오늘날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의 주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본다.

[별첨 4] 중소기업을 세계시장으로 한경 다산칼럼 (2005. 5. 13자)

중소기업문제 해결 없이 한국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데에 우리 사회의 공통 인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와서는 중소기업과의 적절한 협력관계 내지 역할의 분담이 없이는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해가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을 하는 대기업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중소기업 문제는 바로 한국경제문제 그 자체이다.

중소기업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문제로 귀착된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당면한 무수한 현안들, 예컨대 판로의 한계. 금융의 어려움, 대기업과의 문제, 환율 등 대외변수에 대한 적응능력, 인력 확보상의 애로 등 모든 문제를 파고 들어가면 결국 해당 중소기업의 경쟁력의 문제에 봉착한다.

우리 중소기업은 국민경제상 높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취약한 경쟁력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의 이 같은 취약성이 한국 중소기업의 태생적 한계라고 보고 싶지는 않다. 70년대 이후 국제기능 올림픽의 금메달을 힙 쓸 정도로 우리의 기능 인력은 우수하다. 한 때 우리의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일본보다도 더 개인주의적인 특성은 미래에 더욱 심화될 IT 경제 하에서는 오히려 큰 경쟁력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중소기업 경쟁력의 취약성은 태생적 한계라기보다는 바로 중소기업의 사업 환경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경제는 경제개발과정에서 소수 대기업에 자원을 몰아주어 키우다보니 비대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약한 중소기업구조가 만들어졌다. 자본과 인력이 대기업에 몰리도록 되어있는 여건에서 중소기업의 생존은 대기업에 메일 수밖에 없다. 막강한 노조를 안고 글로벌 시장에서 가혹한 경쟁을 하는 대기업으로서는 이윤을 창조하기 위한 손쉬운 일이 중간재의 비용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내고 그 이윤으로 우수한 인재와 자본을 몰아가고 있으며, 대부분 중소기업은 박한 이윤에 자본과 인재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중소기업의 취약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왔다.
이런 여건에서 그간 정부는 그들에 대해 재정자금을 비롯한 각종 지원책을 강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공정거래 제도로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그들을 보호하는 노력을 해 왔다. 그렇지만 각종 지원책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궁극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고 중소기업으로서 대기업에 생사가 매인 터에 불리한 거래를 법적으로 보호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에 있어서 중소기업문제는 영원한 미해결의 과제인 것같이 보인다.

이제 우리 중소기업의 경쟁력의 문제를 구조적인 데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경쟁력은 오로지 경쟁적 구조에서만 생기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게 경쟁구조 내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만이 중소기업의 경쟁력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중소기업의 국제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 중소기업들로 하여금 세계시장 환경에 더 많이 접근하도록 촉진하는 동시에, 싫건 좋건 이런 환경에 더욱 더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기존시장(Red Ocean)에서부터 무한한 가능성의 새로운 세계시장(Blue Ocean)으로 눈을 돌리도록 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원천적으로 길러질 것이다.

멀고 험난한 길이지만 우리 중소기업의 국제화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면 과제가 돼야 한다. 한편으로는 이미 피할 수 없는 대세이기도 하다. 최근 대기업을 능가할 정도의 혁신적 중소기업의 출현을 드물지 않게 보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 성공한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치열한 국제경쟁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키워 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을 세계시장으로 이끌 수 있는 방향에 대한 마스터플랜과 구체적 실행방안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