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리더십아카데미 강연자료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재임이후 : 2005년 5월 10일


시장경제적 관점에서 보는 한국경제


Ⅰ 시작하는 말

- 좋은 경제란 어떤 것일까?
ㅇ 소득수준과 경쟁력 있는 경제
ㅇ 효율성, 형평성, 투명성 등의 관계와 조화?
ㅇ 경제적 풍요와 정신적 요소와의 관계는?

- 좋은 경제를 이루어 잘 사는 나라가 되는 것이 쉬운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 잘 못 사는 나라는 왜 그럴까?
ㅇ ‘우리 식 대로 살자’ 는 북한 경제의 현실
ㅇ Madagascar의 40년에 걸친 사회주의 경제 실험의 결과
ㅇ 우리의 벤치마킹의 대상이던 독일 경제의 현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the Lost Decade)’(별첨 1)

- 세계경제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ㅇ 국경과 이념의 의미가 점점 없어지는 세계 단일의 시장경제(boardless economy, interlinked economy, one single free market economy),
ㅇ 지식기반 경제(knowledge-based economy)

- 우리는 세계와 떨어져 살 수 있나?

- 지금 같이 해도 10년 후 우리나라가 계속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을까?

Ⅱ 한국 경제는 지금 어디에 있나?

- 금년 들어 경제가 회복되는 조짐이 보이나 그간의 성과는 매우 부진했고 여전히 불투명한 전망
ㅇ 경제 각 부문의 심각한 양극화 (산업간, 기업간, 직종간, 소득 계층간)
ㅇ 기업의 투자의욕 회복 미흡
ㅇ 실업 특히 청년 실업 문제 해소 어려움(소위 ‘이태백’ 현상)

- 끊임없는 경제위기 의식의 만연 ⇒ 경제위기의 재생산구조
ㅇ 경제가 위기적 상황인지 여부에 대한 사회적 논쟁 심각
ㅇ 위기의 구조적 성격에 대한 이해 부족 ⇒‘위기의 본질을 모르는 위기’

- 경제 문제해결 능력의 실종

Ⅲ 왜 시장경제인가?

1 잘 사는 나라의 공통점

- 경제 문제의 대부분을 시장에서 시장원리에 의해 해결하는 나라

- 시장과 정부의 기능이 명확하게 구분되고 정부의 역할이 적정하게 행사되는 나라

- 세계경제의 흐름과 자국 경제의 운영을 조화하려고 하는 나라

⇒‘열린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

2 경쟁력의 중요성과 경쟁력을 보장하는 경제시스템

- 한국의 경쟁력 수준 : 경제의 외형에 크게 못 미치는 국제경쟁력

- 경쟁력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면 만사가 무용

- 오로지 ‘경쟁적 구조’에서만 만들어 지는 경쟁력

- 경쟁적 구조를 보장해주는 유일한 경제시스템이 ‘열린 시장경제’

Ⅳ 시장경제의 이해를 위한 기초

1 시장경제의 기본적 요소

- 시장경제의 2대 기본적 요소는 ‘자율’과 ‘경쟁’
ㅇ 물 흐르듯 유연한 제도
ㅇ 엄격한 유인과 징벌(incentive & penalty)의 원칙

- 이에 관한 사상이나 이론이 A. Smith의 「국부론」(AD 1776년)이후 서양에서 발전되어온 것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오류

- 사마천의 「사기」에 나타나는 시장경제사상(별첨 2)

- ‘달란트의 비유’(신약성경 마태복음 25장 14절-30절)에 나타나는 시장경제 사상(별첨 3)

-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소비자 내지 수요자가 선택하는 경제’

- 오늘날 시장은 국제화된 세계 단일의 시장(one single market)
ㅇ 세계화(globalization)의 경제적 의미
ㅇ ‘우리식’과 ‘세계식(global standard)’

- 오늘날 global 경제구조 하에서 한 나라의 경제가 시장경제라고 인정되려면 앞에서 언급한 경쟁구조와 수요자 중심의 사고의 정착에 더해 세계경제와 자국경제의 통합이라는 세 요소가 갖추어져야 함

2 시장경제의 이해를 위한 기초

- 경제에는 공짜가 없다(There isn't such a thing as a free lunch) ⇒ 희소성의 원칙,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trade off

- 수요 공급 법칙의 중요성
⇒ 수요 공급의 법칙과 가격의 기능만 이해하면 웬만한 경제문제에 대한 이해와 해결이 가능 : ‘앵무새도 경제학자가 될 수 있다’

- 정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이해
ㅇ 정부는 만능이 아니다
ㅇ 시장경제를 한다는 것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적절하게 정한다는 뜻
ㅇ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 : 정부의 실패를 보다 경계해야

- 기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
ㅇ 생산과 고용의 주체,
ㅇ 이윤추구를 존립목적으로 하는 기구 : 기업은 자선 단체가 아님

Ⅴ 한국경제 위기구조에 대한 이해

1 한국경제 위기의 구조적 성격

- 경제의 일시적 호ㆍ불황에 관계없이 한국경제는 끊임없는 ‘위기의 재 생산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 취약한 국제 경쟁력, 경쟁력에 대한 확신의 결여

- 경쟁력을 보장해주는 경제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합의 결여

- 대외 의존적 경제구조 하에서 세계경제 흐름에 대한 인식의 부족

- 이 흐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국민의식과 경제운영 방향

- 기업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인식의 부족

- 경제 운영원리의 불투명성 : 말로는 시장경제 그러나 행태는?

- 경제와 비경제부문의 운영원리의 일관성의 결여

2 경제사회의 주요문제가 안 풀리는 이유
: 시장원리와 동 떨어진 사고와 정책이 근본 원인

- 경제총량 목표의 설정과 수정
ㅇ 시장경제하에서 정부가 거시 경제지표를 정부의 정책목표로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가능한가?

- 재벌 문제
ㅇ 재벌에 문제가 있다면 ‘기업의 실패’인가? ‘정부의 실패’인가?
ㅇ 재벌의 형성, 성장 과정과 정부의 경제운용방식과의 관계는?

- 노사문제
ㅇ 5일제 근무제를 전 기업에 일률적으로 실시하는 집단주의적 접근방법이 타당한가?
ㅇ 노사쟁의시 정부 개입에 의한 타결이 바람직한가?

- 국민건강과 의료보험
ㅇ 정부가 만든 국민건강 보험제도에 의해 전 국민의 건강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나?
ㅇ 건강문제에 대한 개인의 책임과 민영의료 보험의 역할과 기능은?

- 교육문제
ㅇ 평준화 정책이 초래한 비평준화의 극치인 교육현실은?
ㅇ 학교의 선택과 입시과정에서 경쟁원리와 수요자 선택원리는?

- 여성문제
ㅇ 여성인력에 대한 각종 보호제도가 오히려 여성의 신규취업 기회를 뺏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는지?

Ⅵ 바른 시장경제로의 길

1 부문별 역할에 대한 인식

- 정 부
ㅇ 정부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
ㅇ ‘시장의 것은 시장이 정부의 것은 정부가’
ㅇ player로서의 정부보다 umpire로서의 정부
ㅇ ‘시장의 실패’에 못지않게 ‘정부의 실패’를 경계해야
ㅇ 일반 경제 분야 보다 정부의 역할이 보다 강조되는 교육, 노사 관계, 복지, 의료 등 영역에서도 시장원리와의 조화에 의한 문제해결 방향 모색해야
ㅇ ‘경제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 기업
ㅇ 행동의 기준은 정부의 시그널이 아닌 시장의 시그널(경쟁자의 행동과 수요자의 선택)
ㅇ 가혹한 경쟁세계에 대한 이해와 이를 전제로 한 기업경영 : 경쟁력의 유지와 발전만이 살길 : 한국 중소기업의 위기는 결국 경쟁력의 위기
ㅇ 정부의 ‘보호와 규제’는 표리의 관계임을 인식
ㅇ 투명한 경영과 합리적 지배구조의 구축에 노력해야
ㅇ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책임

- 국민 일반
ㅇ 정부의 역할과 기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
ㅇ 폐쇄적 사고 보다 개방된 사고 : ‘개찰구 없는 국제화’의 수용v ㅇ 시장경제는 엄격한 ‘자기책임의 원칙’에 입각함을 수용: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의 탈피
ㅇ 집단주의 보다 개인주의적 사고
ㅇ 결과의 평등보다 기회의 평등 추구
ㅇ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는 동전의 양면, 이 모두 법치주주의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

2 국가 사회의 지도력의 중요성

- 세계의 흐름과 변화의 본질을 간파하고 나라운영을 이와 조화하는 능력

- 우리나라에 있어서 경제개혁은 ‘시장으로의 귀환’이 되어야

- 시장경제 시스템은 원리적으로는 간단하고 쉬운 제도이나 우리 국민의 사고방식이나 체질과는 매우 거리가 있는 제도인 것이 사실

-시장경제는 말로 해서 되는 제도가 아니고 사회 지도자들의 이에 대한 확신과 일관성 있는 ‘선택과 결단’ 그리고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제도

⇒ ‘쉽고도 어려운 길’

- ‘한국경제 제3의 길’, ‘한국적 시장경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 대안이 없음 ⇒ 오직 ‘제1의 길’이 있을 뿐

-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도덕적 측면과 국가 사회 지도자들의 높은 수준의 도덕적 책무(Noblesse Oblige)

[별첨 1]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교훈

일본을 ‘잃어버린 10년’에 빠뜨린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은 흔히 ‘55년 체제’라고 불리는 일본 특유의 경제ㆍ사회구조와 국가운영 체제라고 봄. 2차 대전을 거치고 맥아더 군정치하에서 개혁과정을 거치고 형성된 국가 운영 시스템으로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고성장 경제를 이룩하면서 전후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일본의 성공신화의 배경에 있는 경제 시스템 바로 그 것임.

정치적으로는 자민당 장기 집권구조이며 경제적으로는 정(政)ㆍ재(財)ㆍ관(官)의 공고한 철의 3각 구조, 흔히 일본주식회사로 불리는 정부 지도하의 선단식 기업경영 체제, 기업 내 종신고용제 등 독특한 노사관계 등이 그 핵심 요소를 이루고 있음. 이 체제는 관민통합(협조)형의 ‘변형된 시장경제체제’로 나타났고 그래서 일부 경제학자들에 의해서는 시장경제적 속성이 부정되기에 이르렀음. 또 수요자 또는 소비자 보다는 생산지 내지 공급자 중심의 경제구조로서의 특징이 고착되어 왔음.

시장 기능의 위축, 정부와 시장기능의 미분화로 특징 지워지는 이런 식의 일본경제는 필연적으로 정부의 고성장 정책과 기업의 과도한 팽창적 경영 패턴을 유발했고 금융이 이를 뒷받침했음. 이 과정에서 금융, 부동산. 시설, 고용 등에 거대한 거품이 끼게 되었던 것임.

일본의 장기 불황은 이런 거품들이 붕괴되면서 시작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보다 더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일본경제의 문제는 바로 일본의 성공을 가져다 준 이런 유형의 일본 특유의 경제구조가 80년대 말부터 근본적으로 변화되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더 이상 유효한 시스템으로 작동될 수 없었다는데서 찾아야 할 것임.

최근 일본경제의 재생에 대한 기대가 팽배해 있으나 일본경제를 주로 구조적 측면에서 관찰한다면 속단은 빠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임.

[별첨 2] 사마천(司馬天)의 시장경제사상

지금으로부터 약 2100년 전인 BC 90년경 중국 한(漢)나라의 무제 때 사마천이 집필한 「사기(史記)」중에서 우리는 수요공급의 법칙 등 시장경제의 본질에 관해 쉽고도 명쾌한 설명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사기의 마지막 편인 열전(列傳) 중 69권인 화식열전(貨殖列傳)에는 저자의 다음과 같은 경제사상이 기술되고 있다.

“농민들이 먹을 것을 생산하고, 어부나 사냥꾼이 물품을 생산하고, 기술자들은 이것으로 물건을 만들며, 상인들은 이를 유통시킨다. 이러한 일들이 정령(政令)이나 교화, 징발에 의한 것이거나 혹은 약속에 따라서 하는 것들이겠는가? 사람은 각자 자기 자신의 능력에 맞추어 그 힘을 다해서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것이다. 때문에 물건 값이 싼 것은 장차 비싸질 징조이며, 값이 비싼 것은 싸질 징조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일에 힘쓰고 각자의 일을 즐거워하면, 이는 마치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아 밤낮 멈추는 때가 없다.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몰려들고 억지로 구하지 않아도 백성들은 물품을 만들어 낸다. 이 어찌 도(道)에 부합되는 것이 아니며, 자연스러움의 증명이 아니겠는가.”


사마천은 ‘시장경제’라는 용어를 한 번도 사용한 바 없지만 시장경제의 원리를 이보다 더 간명하면서도 그 본질을 꿰뚫어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짧은 글에는 시장경제의 본질인 물 흐르는 듯한 자율의 원리, 정부의 역할의 한계, 시장 참가자들의 자기 책임의 원리, 수요자 선택의 원리 등이 충분히 그러나 너무 알기 쉽게 기술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때문에 물건 값이 싼 것은 장차 비싸질 징조이며, 값이 비싼 것은 싸질 징조이다”라는 대목은 바로 시장경제의 기본인 수요ㆍ공급의 원리에 대한 명쾌한 기술인 것이다.
마지막 구절 역시 의미심장하다.
“이 어찌 도(道)에 부합되는 것이 아니며...”는 바로 이 원리에 의한 경제의 흐름과 운영이 ‘바른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다. 어떤 정부도 시장경제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역대 국가운영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 시장경제의 본질에 대해 의외로 무지하거나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어떤 거부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장경제에 관한 사상이나 이론이 A. Smith의 「국부론」(AD 1776년)이후 서양에서 발전되어온 것으로 잘 못 이해한다.
또 이 시장경제체제는 우리의 체질에 맞지 않으며 미국 등 선진국의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받아 드린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시장경제의 본질에 관한 사상이나 설명을 서양의 국부론보다 무려 1870년 전에 쓰여 진 동양의 고전에서 발견하는 것은 경이로운 일임.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수요 공급의 법칙이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 인간의 경제생활에서 통용되는 너무나 당연한 법칙임을 생각하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오늘날 얽히고설킨 수많은 우리 경제사회의 문제들을 보면서 이렇게 문제가 꼬이기만 하고 풀리지는 않는 이유의 대부분이 바로 이 수급원리에 바탕을 둔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수급원리를 기초로 시장에서, 시장원리에 의해 문제를 인식하고 풀려는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앵무새도 금방 따라 외울 수 있는 이 법칙을 도외시하고 2100년 전에 이미 설파된 ‘시장’이라는 길에 대해 무지하거나 이를 무시하는 데서 대부분의 경제 사회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본다.

아마도 사마천이 오늘에 있어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현실을 보면 “길이 있는데 왜 길로 안 가고 길 아닌 데로 가려고 하느냐”고 하지 않을까?

[별첨 3] ‘달란트의 비유’가 주는 교훈

신약성서 마태복음 25장 14절-30절에 있는 이 비유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떤 사람이 세 사람의 하인에게 차례로 금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기고 타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성경사전에 의하면 이 때 금 한 달란트는 34.27㎏이니 지금 우리 돈으로 약 5-6억 원 정도 되는 큰 돈이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이 이들과 결산을 한다. 다섯 달란트 받은 하인은 이를 밑천으로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고 두 달란트 받은 하인도 비슷하게 또 두 달란트를 남겼다. 주인은 이 두 하인을 향해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므로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길 것이며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하리라”고 극구 칭찬 한다.

반면 한 달란트 받은 하인은 이 것을 그냥 묵혀 두었다가 그대로 주인에게 바친다. 주인은 격노하면서 “악하고 게으른 종아 네가 최소한 그 돈을 은행에 맡겨 이자라도 받아 본전과 같이 나에게 돌려 줘야 할 것이다” 하면서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마저 빼앗아 이미 열 달란트를 가진 자에게 더하여 준다.
그러면서 그를 향해서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이 쓸 데 없는 자를 바깥 어두운 데로 내어 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 것이다”고 저주한다.

성경에는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 매우 많다. 어떤 경제학자의 분석에 의하면 성경의 전 내용의 약 1/3이 직ㆍ간접으로 경제와 관련이 있는 구절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비유는 경제와 관련되는 이런 수많은 성경 구절 중에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원리의 핵심적 요소를 가장 잘 나타내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또 오늘의 세계경제 질서를 잘 예견한 것으로 가열되는 세계경쟁 속에서 한 국민경제가 가야할 길을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으며 특히 한국경제에 주는 교훈이 크다.

이 비유가 갖는 경제적 의미를 깊이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이야기는 예수께서 직접 한 비유로서 현대어로 쓰인 영어성경(Good News Bible)에 의하면 “그 때에 천국의 모습은 이러 하리라(at that time, the Kingdom of Heaven will be like this)”라는 말로 시작한다.
단순한 이야기 꺼리가 아니고 천국의 모습을 예수께서 직접 묘사한 매우 흔치 않은 비유이니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내용을 깊이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음직한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천국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고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받은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게으름은 꾸중의 대상이 되어야겠지만 그래도 가장 적게 가진 사람은 동정을 받고 균형 차원의 사후적 배분을 받는 것이 상식이고 대개의 사람이 상상하는 천국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이 비유는 전연 다르다. 동정이나 사후적 배분은커녕 그나마 가진 것도 빼앗기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이 것을 더해서 가진다.
이 것이 천국의 한 모습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독교의 천국의 일반적인 환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 것이다.

인간 개개인이 가진 능력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according to his ability)이 전제되어 있고 이 차이에 따라 주어지는 달란트의 크기가 크게 다르며 그 성과도 당연히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분명히 한 내용은 연장선상에서 세계경제 속에서 어떤 국민경제의 현재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이 비유 속에는 왜 능력의 차이가 있는지 설명이 없고 이에 대한 불평을 하거나 이를 받아드리는 묘사도 전연 없다.
아마도 이는 신(神)의 영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보다 주어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인간의 본분임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한국경제가 당면한 문제의 여러 측면과 비교하여 얻을 교훈이 크다.

모든 과정과 결과에 적용되고 있는 엄격한 ‘유인과 징벌(incentive & penalty)의 원칙’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쟁원리의 핵심이며 시장경제를 경쟁력 있는 체제로 만드는 가장 본질적 요소인 이 원칙이 성서에서 천국의 한 모습으로 이렇게 분명하게 기술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시장경제는 경쟁원리에 서 있고 경쟁원리의 핵심적 요소는 바로 이 ‘유인과 징벌’의 원칙이다. 이 원칙이 분명하게 서야만 시장경제는 비로소 제대로 작동한다.

만약 이 원칙에 대한 분명한 인식도 없고 이를 확실하게 세우려는 의지도 없는 경우에는 말로는 아무리 시장경제 하겠다고 해도 허구(虛構)에 그칠 것이다. 이 것이 오늘날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의 주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