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률경영대학원 강연자료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재임이후 : 2004년 4월 27일


한국경제가 당면한 도전과 과제 - NICs의 개발 노력에 주는 시사


Ⅰ. 한국경제의 도전과 위기의 경험

- 개발 초기인 60-70년대에는 정부주도, 대외지향적 공업화라고 하는 소위 ‘박정희 식 모델’을 통하여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고 질ㆍ양 양면에서 큰 성공을 계속하였으나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에 직면하게 되고 때로는 위기 상황으로까지 진전되는 경우도 여러 번 경험함.

-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경제의 발전사는 ‘도전과 응전’으로 점철된 위기극복의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 80년대에 와서는 경제적 성공과 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라 억눌려 있던 민주화와 형평에 대한 욕구가 분출되면서 권위적 정권이 붕괴되면서 고도성장 모델이 부분적으로 위협받는 상황 즉 ‘구조전환의 위기’가 발생.

-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 걸쳐서 국제적인 오일 쇼크가 있었고 기름의 생산이 전연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에너지 다소비형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은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은 ‘에너지 위기’를 경험함.

- 90년대 이후에는 국제적으로 냉전이 종식되고, 우루과이 라운드의 타결과 WTO체제의 출범 등 세계시장구조와 경제운용 방식의 세계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음. 한국은 이러한 요소를 그 경제운용방식에 수용하는 과정에서 각종 갈등과 좌절을 경험하게 됨. ‘국제화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음.

- 1997년의 외환위기는 한국경제사의 최대의 위기로 인식됨. 당초 외화유동성의 부족으로 인한 유동성위기의 형태로 시작되었으나 많은 기업의 도산과 실업, 경제성장의 엄청난 침체로 이어지는 경제전반의 위기로 발전하였음. 위기의 배경에는 국제적 요인과 국내적 요인, 한편으로는 구조적인 측면과 상황적 측면 모두가 있어 매우 복합적인 성격을 가짐. 요컨대 이 위기는 한국이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의 대전환기에 이 흐름의 진정한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는 데 실패했고 과거 한국경제의 성공을 가져온 경제운용시스템에 집착하다가 발생한바 대외적으로는 ‘국제사회로부터의 신뢰의 위기’ 이고 대내적으로는 ‘한국경제스스로의 구조적’ 위기였음.

- 위기발생 후 약 2년 만에 IMF로 빌린 자금을 조기 상환하고 1,200억불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달성하고 경제성장 수준을 회복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IMF의 극복’이 이루어 졌음. 그러나 한국적 경제발전방식에서 연유되는 구조적 문제는 한국경제가 계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임.

- 최근 발생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였음. 이러한 탄핵정국도 국민들이 법 절차에 따라 민주적인 방법으로 소화하여 국가 최대의 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위기구조에 미칠 영향도 달라질 것임.

Ⅱ. 한국적 경제발전 방식의 문제

1. 정부주도의 선택과 집중 방식의 문제

- 개발초기에 요구되었던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주도와 정부가 설정하는 우선순위에 따른 집중적, 또는 불균형적 투자 배분방식은 시장과의 관계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함.

- 개발 초기에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시장을 전제로 경제의 모든 분야에 광범위한 산업정책과 정책금융의 운영을 통하여 정부가 개입하고 간여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운영해 온 방식은 대내, 대외 양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됨. 소위 ‘정부의 실패’의 문제가 야기 됨.

- 대내적으로는 더 이상 정부주도에 머물기에는 너무나 커진 시장규모 하에서 종전과 같은 경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기능과 역할은 오히려 경쟁구조의 조성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비능률을 초래하여 경제 전반과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함.

- 대외적으로 정부의 광범위한 보호와 규제 하에 있는 각종 산업이 UR이후의 변화된 국제환경에 적응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고 WTO체제 하에서 더 이상 정부의 보호와 규제가 국제적으로 용인되지 않아 각 국과 심각한 통상마찰이 야기되기 시작하여 수출위주의 산업구조의 유지에 큰 문제가 발생.

- 한국의 기업은 경제발전과정에서 정부와 긴밀한 협조 하에서 팽창되어 왔고 한국 특유의 소위 재벌구조를 형성한바 경제력의 집중에 따르는 많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제가 제기됨.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중심으로 변화된 여건을 반영하여 기업과 정부의 관계가 다시 설정되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하여 정부와 기업간의 비정상적인 관계가 지속되고 있음. 이 것이 한국 경제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문제인 재벌 문제의 본질임.

- 결과적으로 정부의 강력한 주도하에 이루어진 경제개발은 큰 성공을 거둔 것이 사실이나 그 이면에는 국가경제 전체가 각 부문별로 조화를 이루며 균형발전의 도모와 시장원리 본연의 기능을 살리는데는 실패함. 이로 인해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하부구조의 구축 미비와 지역간ㆍ산업간 불균형 발전을 초래하게 됨.

2. 중화학 건설 등 과잉의욕이 가져온 문제들

- 고성장 위주의 경제운영과 팽창주의 기업경영은 필연적으로 재정투자의 확대와 기업의 과잉투자를 유발함. 그래서 거시경제면에서는 국제수지의 만성적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게 되고 기업경영면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높은 부채비율을 갖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업 부실화의 과정을 걷게 되어 한국경제의 큰 문제점으로 나타나게 됨. 이러한 문제의 해결이 지연된 것이 97년 외환위기를 맞게 되는 주요한 대내 요인의 하나임.

- 60-70년대의 개발초기에는 수입대체 산업의 육성을 중심으로 공업화를 추진하였으나 80년대 초부터 중화학 공업을 중심으로 수출 산업위주의 공업화로 큰 방향전환을 함으로써 투자재원의 마련 과정에서 높은 외채의존 구조를 갖게 되어 한국경제의 대외의존도를 높이고 경상수지의 적자구조가 더욱 굳어지게 되고 의욕적인 수출 과정에서 기존 수출국들과 통상마찰이 심화됨.

- 한편 이러한 산업정책은 산업간, 부문간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소득격차를 유발하는 주요요인이 됨. 특히 농업 등 전통산업과는 생산성 등에서 큰 격차를 유발하여 많은 경제ㆍ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요인이 됨.

- 중화학공업의 중점개발전략은 상대적으로 경공업부문의 기반을 취약하게 하여 경제의 이중적구조의 심화를 야기시켰으며, 특히 노동집약적인 산업의 효율성 향상을 저해시켜 최근 경공업분야의 산업공동화 현상을 초래하게 되었음.

- 무엇보다도 국가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중소기업의 저변을 확대시키지 못하는 등 기반산업의 경쟁력향상을 도모하지 못하고, 지역간 불균형 성장 등의 문제를 초래하여 왔으나 아직까지 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문제가 더욱 심화되는 추세에 있음.

3.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문제

- 정부주도의 높은 성장의 추구는 필연적으로 경제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크게 하여 정부와 기업간의 긴밀한 연계구조와 금융에 대한 정부의 지배를 강화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됨. 소위 ‘한국주식회사’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그 것임.

- 이러한 구조가 좋은 쪽으로 작용하는 단계에서는 정부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경제발전을 이끌어 가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어느 단계를 넘어설 때에는 경제의 정상적 발전을 저해하는 모습 즉 정치와 경제의 유착 그리고 부정부패로 연결되게 마련임.

- 한국경제는 개발계획의 추진의 전 과정에 걸쳐서 이 문제로부터 자유스러운 적이 없었음. 특히 정치의 발전이 경제발전과 같이 하지 못하면서 ‘돈 많이 드는 정치구조’로 벗어나지 못하고 정부의 분권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이러한 현상은 경제의 능률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이름.

- 높은 경제성장률 등 거시지표를 미리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시장개입적인 수단에 의해서라도 달성하려는 경제의 운영방식은 시장과의 관계에서 정부의 역할에 문제가 제기됨. 정부가 산업정책의 구체적 분야에 까지 간여함으로써 관료들의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지고 기업과의 연계가 깊어지는 동시에 이는 필연적으로 부패로 연결되게 마련임.

- 이러한 현상이 초래한 결과는 경제발전 단계에 비추어 국가전체로서 낮은 수준의 투명성지수, 높은 부패지수를 가져오고 기업의 전반적인 낮은 투명성수준은 한국기업에 대한 외국투자가의 주요한 불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 것이 97년 외환위기의 또 다른 주요 요인의 하나임.

Ⅲ.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하여 해결되어야 할 과제 들

1. 농업 등 경쟁력 취약부문의 개방

- 국제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정보산업 등 부문과 국제경쟁력이 절대적으로 취약한 농업 등 전통산업분야가 공존함에 따라 형성되는 경제의 이중구조의 해소 없이는 경제적 사회적 갈등을 원천적으로 완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함.

- 또 WTO체제 하에서 이러한 경쟁력 취약 부문까지도 추가적인 개방이 불가피함. 이러한 분야의 개방은 산업구조와 취업구조의 전면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경제구조조정정책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전환과정에서의 마찰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사회정책적 고려를 요구함. 무엇보다도 이를 추진하고 국민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정치적 지도력이 중요함.

- 한국이 이 과제를 원만하고 능률적으로 풀어가지 못하면 대내적으로는 사회통합의 기반이 상실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사회와 끊임없는 마찰이 야기되어 세계경제와 조화되는 경제운영이 불가능해 져 결과적으로 지속적 발전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됨.

2. 금융개혁

- 한국경제는 그 발전단계에 비추어 볼 때 지금까지 정부의 기능이나 역할로 인식되어온 것 중 많은 부분이 금융의 기능으로 대체되어야 함. 즉 금융 산업이 시장경제의 주도적인 엔진이 되어야 하나 현실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님.

- 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하여 금융개혁이 추진되었고 IMF체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금융 산업의 구조조정을 중점적으로 추진한 결과 한국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은 대폭 정리되어 외형적으로 많이 건전해지고 대형화, 수익구조의 개선 등도 이룩했음.

- 그러나 금융의 시장기능의 회복과 정부와 금융 산업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본질적 의미의 금융개혁은 여전히 미완성의 해결과제로 남아 있음. 더욱이 최근 경제상황의 악화로 정부의 금융시장과 금융 산업에 대한 간여가 오히려 증대되는 등 가야할 금융 개혁 방향에 역행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음.

- 그런 의미에서 금융시장이 보다 경쟁적인 시장으로 바뀌고 금융에 대한 정부의 기능과 역할이 정착되어 금융 산업이 충분한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될 때까지 그 간 추진해 온 금융개혁과 금융 산업의 구조조정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과제임.

3. 경제정책과 관련정책과의 일관성의 유지

- 현재 한국정부가 당면하고 있는 최대의 정책과제는 경제운용 원리와 관련되는 비경제부문의 운용원리를 조화시키는 과제임.

- 노사관계, 사회복지, 의료, 교육 등 분야는 경제의 운용과 표리의 관계에 있음. 그런데 이 분야에 있어서 시장원리의 도입은 매우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고 적극적인 정부역할에 의해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음. 결과적으로 막대한 재정부담이 초래되고 시스템 내에서의 효율의 저하와 도덕적 해이 현상이 유발되는 등 국민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시스템 자체의 비능률뿐 아니라 경제전반의 능률을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하고 있음.

- 이 분야의 정책은 주로 정치적 논리에 의하여 지배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이해집단의 이해, 기득권과 깊이 관련되어 있어 개혁이 쉽지 않음.

- 그러나 이 분야의 운영원리와 경제의 운영원리가 기본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국정의 일관성 있는 운영이 불가능하고 곧 발전의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 분야들에 시장원리의 가능한 한 도입은 한국경제가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임.

- 문제는 이러한 사실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결여되어 있고 이 문제의 중요성과 해결방향을 국민들에게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과감하게 추진할 정치적 지도력이 결핍한 것이 문제임.

4. 국제화와 Global Standard의 수용

- 세계경제는 다자체제인 WTO를 중심으로 통합되어 가는 일반적 추세와 외견상 다소 상이한 지역간 무역협정의 확대?심화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시장개방의 확대와 경제적으로 국경의 의미의 소멸이 진행되고 있는 추세임.

- 한국경제는 이러한 세계경제의 흐름과 분리되어 운영될 수 없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고 발전단계에 비추어 볼 때에도 세계경제와의 조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불가피함.

- 구체적으로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국제경쟁력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투명하게 경제를 운영하는 등 세계가 보편적으로 추구하고 행동하는 규범과 양식 즉 소위 global standard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불가피함.

- 국제화와 global standard의 수용은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한 경제운용 방향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임. 시장경제원리에 의하여 경제를 운용하고자 하는 것도 경쟁적 구조 하에서만 경쟁력이 생긴다는 전제 하에 경쟁구조를 보장해주는 유일한 경제시스템이 시장경제 시스템이기 때문이지만 시장경제시스템은 그 자체 세계경제체제의 global standard이기 때문이기도 함.

- 이러한 세계경제의 흐름과 국내경제의 각 부문과 상충되는(특히 민ㆍ관) 즉,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속적인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통한 사회적 합의와 조화가 필요하나, 국제화노력은 국민의 전반적인 의식구조, 정부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조직형태, 정치지도력 등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음.

5. 정부의 역할과 기능

- 과거 개발 초기에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정부의 기능과 역할의 상당부분은 변화된 세계경제여건과 한국경제의 발전단계에 비추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단계에 왔음.

- 또 산업의 각 분야를 책임지는 원칙에 의하여 구성된 정부의 조직원리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는바 이러한 조직원리가 시장경제의 정착과 국제화의 추가적인 진전을 저해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 구체적으로 경제의 능률을 저해하고 시장원리에 반하는 수많은 정부규제는 바로 이러한 정부의 역할과 조직구조에서 오는 결과임.

- 한국에 있어서 정부개혁의 진정한 의미와 방향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찾아야 됨. 즉 시장을 중심으로 ‘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가’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를 구분하는 것에서 출발되어야 함.

- IMF체제에서 정부개혁이 주요 개혁과제로 추진되어 정부규제의 양적 축소, 정부조직의 통폐합, 공무원 수의 감축, 공기업의 민영화 등 외형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음.

- 그러나 문제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인식이나 기본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추진된 결과 정부기능이나 역할의 본질적 변화에는 미치지 못해 공공부문의 개혁은 여전히 한국정부가 당면한 과제로 남아 있음.

- 한편 지방자치의 실시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역할분담체계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고, 특히 경제정책의 추진과정에 있어서는 지방정부의 보다 명확한 역할의 증대가 필요함.

6. 심화되는 사회적 갈등의 완화

-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한국사회는 다방면에 걸쳐 복합적으로 갈등구조의 심화가 또 하나의 특징으로 나타남. 따라서 이러한 각계각층의 갈등구조를 총체적으로 해결 또는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지속되어야 경제발전이 가능할 것이며 이는 바로 정치적 리더십의 문제로 귀결됨.

Ⅳ. 한국의 경험이 NICs의 개발노력에 주는 시사점

1. 정부는 문제해결의 주체인 동시에 문제 자체이기도 함

-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기능이 요구되나 이러한 정부의 역할은 발전단계에 맞게 끊임없이 변화되어야 함. 어느 정도의 발전 단계를 넘어서면 ‘시장의 실패’보다 ‘정부의 실패’가 더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임. 그런 의미에서 경제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부의 적정한 역할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개발노력을 진행할 필요가 있음.

- 한국의 경험에 의하면 일정 단계를 넘어서면 강력한 정부의 기능은 그 자체 적절한 시장과 경제의 경쟁구조의 조성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경제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큼. 즉 시장경제를 만드는 것도 정부고 시장경제를 가로 막는 것도 정부임.

- NICs의 경우도 개발계획 추진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측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봄. 정부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구체적인 정부 조직형태를 고려할 때 시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과 관계라는 관점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함.

- 부정부패, 투명성 문제 등은 경제에 대한 정부의 역할,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 어떤 형태로던지 정부가 경제에 깊이 간여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정경유착, 정치인과 관료의 부패는 피하기 어렵고 공공부문이 부패하면 민간부문도 따라서 부패하기 마련임. 한국의 경우 경제발전 과정에서 끊임없이 발생했던 대형 기업의 도산은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 및 부정부패와 깊이 연관되어 있음.

- 어느 부문을 막론하고 불투명성과 부정부패의 본질적 측면은 경제의 경제시스템, 경제운용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봄. 정부주도의 경제발전과 부정부패는 일종의 trade-off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음.

- 경제발전 노력 과정에서 반드시 제기되기 마련인 부정부패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한국은 각 종의 제도적 장치(공무원 보수수준의 인상, 강력한 사정기관의 설치와 처벌, 돈 안 드는 방향으로의 정치개혁 등)를 끊임없이 강구하여 왔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음.

-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는 경제의 발전 단계에 상응하여 정부 스스로 그 역할과 기능을 끊임없이 바꾸어 정부의 시장과 기업과의 관계를 재조정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 동시에 국가 지도자들의 이 문제에 대한 깊은 인식과 도덕성의 견지, 그리고 솔선수범이 절대로 필요함.

2. 시장경제 시스템에 대한 선택과 국가지도력

- 한국은 비록 강력한 정부의 역할과 지도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체제를 선택하고 기업의 이윤동기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경제개발을 추진하여 일단 성공을 거두었음. 또 이 과정에서 국제환경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대외지향적인 발전전략을 쓰면서 국제경제사회의 협조와 지원을 얻은 것 또한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인임.

- 돌이켜 볼 때 이것은 한국이 경제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선택이었음. 즉 시장경제는 말로서 한다고 해서 되는 제도가 아니며 국가 지도자들의 정치적 결단이 있어야 채택 가능한 시스템임.

- 시장경제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시장과 경쟁의 본질, 기업의 생리와 행태, 정부와 시장과의 관계, 기본적으로 비시장적인 관료의 속성 등에 대해 경제를 운영하는 국가 지도자들의 깊은 이해와 인식이 전제되어야 함. 한국의 경우 보다 성숙한 시장경제의 원리가 요구되는 지금에 와서 되 돌이켜 보면 국가 지도자들의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결여되고 있다는 반성을 하게 됨.

- 또 정치지도자, 언론이나 지식인 등 여론 주도 층, 나아가 국민 대다수의 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반드시 필요함. 그런 의미에서 이 들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시장경제에 대한 교육 기능이 경제개발초기단계부터 필요함. 한국의 경우 이러한 방향으로 상당한 노력을 해 왔지만 크게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기 어려움. 이는 시장경제와 조화되기 어려운 한국의 국민성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음.

- NICs 국민들의 의식구조나 사고방식, 가치관이 시장경제와 조화되기 어려움이 있다면 더욱 더 국가 지도자들에게 이런 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인식이 필요하고 국민의식을 바꿔 나갈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경제개발 노력과 수립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음.

3. 국제화의 중요성과 이의 추진을 위한 국가지도력

- 한국의 경험에 의하면 경제개발을 효율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은 바람직한 경제시스템의 선택과 더불어 국제경제사회로부터의 협조와 지원이며 이 양자는 표리의 관계에 있다고 봄. NICs 역시 적극적인 경제개발 전략을 추구하려고 한다면 국제사회로부터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봄. 그러기 위해서는 NICs 스스로 경제의 각 부문의 국제화를 향한 적극적인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임.

- 일반적으로 대외 경쟁의 적극적 도입은 경제의 경쟁구조를 강화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해됨. 그러나 경제개발 추진과정에서 국제화 또는 경제의 개방화는 누구를 위해서 하는가? 또 어떤 방식으로 어떤 속도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만큼 국론의 통일을 가져오기 어려운 문제도 없음.

- 국제화 추진과정에서 대내적으로는 국제화가 용이한 부문과 국제화하기 어려운 부문간의 마찰과 갈등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대외적으로는 통상마찰이 일어나기 마련임. 따라서 대외 개방의 정도에 맞추어 국내산업의 구조를 조정하는 고도의 정책조정 기능이 발휘되지 않으면 국제화의 지속적인 추진이 어려워지고 경제의 발전은 한계에 도달 할 것임.

- 따라서 국제화 방향의 선택 역시 시장경제의 선택과 마찬가지로 국가지도자들의 깊은 문제인식과 지도력을 필요로 한다고 봄.

4. 강력한 행정부와 의회와의 관계

- 시장경제체제를 채택하고 국제적 이해와 협조하에 경제개발을 추진해 가려면 결국 정치적 민주화가 수반되어야 함. 따라서 개발 초기의 강력한 행정부(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한 요구는 필연적으로 의회와의 관계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음.

- 한국의 경우 개발초기에는 군사혁명으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가 되어 의회까지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에 행정부 주도의 능률적인 정책 수행이 가능했으나 상당 부분 독재화로 흐른 것도 사실임. 경제발전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고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고 야당의 세력이 강화됨으로써 이러한 체제를 계속해 나가는 것은 불가능해졌고 결국 박대통령의 암살과 집권 여당의 붕괴로 이어 졌음. 이 과정에 심각한 경제적 혼란과 발전의 정체를 경함한 바 있음.

- 장기적으로 볼 때 행정부가 독주하는 방식의 경제개발 방식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의회와의 적절한 관계의 유지 등 민주적 요소도 초기부터 충분히 고려되어야 함. 결과적으로 정치가 경제개발의 저해요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발전은 정치발전과 병행 추진되어야 하며 여기에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지도자들의 높은 수준의 지도력이 요구됨.

- 특히 한국의 경험에 의하면 경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노사관계, 의료, 사회복지, 교육 등 분야에도 상당부분 시장원리의 도입이 이루어지고 국정의 일관성 있는 운용이 이루어지려면 특히 정치권과 의회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함.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또 하나 국가지도자들의 중요한 지도력임.

5. 결론 : 패러다임의 전환

- 어느 국가에서나 그 자체의 성공신화와 위기의 경험은 동시에 갖고 있음.따라서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가능하게 조건은 과거의 ‘성공신화로부터의 탈출’과 ‘위기로부터의 유효한 교훈의 습득’임. 한국의 경우 과거 ‘고도성장의 신화’, ‘한국주식회사의 신화’ 등은 더 이상 이시대에 유효하지 못하며, 기존의 경제운영의 틀에 대한 끊임없는 재검토와 반성없이는 변화되는 세계경제 여건하에서 어느 국가경제를 막론하고 생존?발전할 수 없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