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논의의 동향과 환경정책방향

외교안보연구원 강연
환경처차관 재임시 : 1992년 11월 24일


산업혁명 이후 서구 선진국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도시화 및 산업화가 1970년대 들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필연적으로 환경문제를 야기시켜 왔습니다. 초기단계만 하더라도 환경오염 영향의 범위는 국지적·국가적인 것이었으나 지속적인 산업화와 도시화의 진행으로 환경문제는 이제 일반적으로 한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국경을 넘어서 지구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이산화탄소(CO2)의 증가에 따라 지구기온 상승, 오존층파괴에 따른 자외선의 증가, 야생동·식물 남획 및 각종 개발행위에 따른 지구생물종의 감소, 그리고 산업화에 따른 유해폐기물의 생산급증 및 불법 수출로 인하여 환경오염의 피해가 심화되고 있어 지구환경문제는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구환경문제 해결을 위하여 개별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며, 세계 모든 국가가 공동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사실로 받 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구환경문제 해결을 위하여 UN은 1972년 6월 스웨덴에서 UN 인간환경회의를 개최하고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한 바 있습니 다. 그후 20년이 되는 1992년 6월 브라질에서는 UN환경개발회의(UNCED)를 개최하여 『리우환경선언』과 21세기 환경보전 실천강령인 『의제 21』을 채택하였 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UN 환경개발회의에서는 각국의 『의제 21』 추진상황 등을 평가·촉진하기 위하여 UN 경제사회이사회 산하에 지속가능 한개발위원회(Commission on Sustainable Develepment : CSD)를 설치하기로 합의하고 동 위원회와 관련한 상세한 사항은 제47차 유엔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하였 습니다.

이와 함께 지구환경문제에 범 세계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구환경보호를 위한 150여개 국제협약이 체결되었는데 그중 우리나라는 UN 해 양법협약, 오존층보호를 위한 비엔나협약 및 몬트리올의정서 등 23개 협약에 가입하였으며 유해폐기물의 국가간 교역통제에 관한 협약(바젤협약),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특히 각국의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국제환경협약은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오존층 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몬트리올의정서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오존(O3)은 산소원자(O) 세 개가 결합된 형태로서 지상 약 20∼40km 상공을 중심으로한 성층권에 오존층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오존층은 태양의 강력한 자외 선을 대부분 흡수하여 지상의 생물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 오존층은 우리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 및 에어컨의 냉매제와 스프레이 등에 쓰이는 CFC(염화불화탄소-일명 프레온가스) 및 할론(Halon) 등 오존층 파괴물질의 배출로 인하여 급격히 파괴되어 왔습니다. 특히 남극과 노르웨이 상공에는 오존홀(Ozone hole)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존층파괴는 식물의 생장과 엽록소 형성에 지장을 줄뿐아니라 심지어 인간에게 피부암을 유발시킵니다.

한편 UNEP를 중심으로 1985. 3월 "오존층 보호에 관한 비엔나협약"이 체결된 바 있고, 1987. 9월에는 동 협약의 부속의정서로 CFC에 대한 생산 및 사용규제에 관한 "몬트리올의정서"가 채택되어 1989. 1월에 발효되었으며, 현재 80개국이 가입했고, 우리나라는 1992. 5월에 가입하였습니다.

동 의정서는 규제대상 물질을 지정하여 그 생산량 및 소비량을 규제하고, 비가입국 및 의정서 불 준수국에 대하여는 관련산업에 대한 무역규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90. 6월 가입국 회의에서 개정되고, '92. 8월 발효한 개정의정서에 의하면 CFC, Halon, 사염화탄소 등 20종이 규제대상물질로 규정되어 있고, '89년 7 월부터 CFC 생산 및 사용량을 '86년 수준으로 동결하여 '95년 50%, '97년 15%로 단계적으로 감축한 뒤 2000년부터 전면 금지토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금년 11월 몬트리올의정서 제4차 가입국회의에서 몬트리올의정서 감축일정을 2000년에서 '96년으로 4년 앞당기는 의정서 조정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확 실시되고 있습니다.

둘째, 바젤협약은 국가간 유해폐기물의 이동을 통제함으로써 처리능력이 부족한 국가들의 유해폐기물 투기장화를 방지하고자 UNEP(유엔환경계획)을 중심으 로 '87년 유해폐기물 안전관리를 위한 카이로 지침과 원칙이 마련된 후 '89년에 채택되었습니다.

동 협약은 규제대상 폐기물(수은, 카드뮴 등 유해폐기물 47종)을 지정하여 동 폐기물의 이동시 갖추어야 할 절차 및 수출입국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해폐기물 관리정책과 일치하며, 우리의 주요교역 대상국인 미국 및 일본이 조만간 가입할 예정으로 있어 동 협약가입을 적극 추진중에 있습 니다.

셋째, 기후변화협약에 대하여 설명하자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는 고도상 차이는 있으나 자연생태계에서는 일정한 성분조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증가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높아지게 되면 태양열의 방사는 대부분 투과하지만 지표면에서 재방사되는 적외선 을 흡수함으로써 기온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를 온실효과(Green House Effect)라고 합니다.

이러한 역할은 메탄, N2O(아산화질소), CFCs(프레온가스)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양적으로는 CO2가 가장 큰 역할을 하므로 관심의 초점이 CO2에 있습니다. 전 문가의 추계로는 지구 대기중의 CO2 농도는 약 300ppm으로 일정하였으나, 1958년에는 315.5ppm, 1990년에는 354ppm으로 32년동안 38.5ppm이 증가하였습니다.

기후변화협약 정부간 협의회(IPCC)의 '90년 보고서에 의하면 21세기말이 되면 지구온도는 약 3℃ 상승되며, 이에 따라 해수면도 약 65cm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네덜란드, 방콕, 베니스 등 세계 저지대의 도시들이 모두 물에 잠기고 광대한 해안평야가 염해를 입고 농지가 상실될 것이며, 이로인한 기아인구 는 10억이상 발생될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92년 2월부터 4차례에 걸쳐 기후변화협약 체결을 위한 정부간 협상회의가 개최된 바 있고, '92년 6월 『유엔환경개발회 의』에서 채택되었습니다.

이 협약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본원칙으로서 장·단기적으로 각국이 노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국가정책 수립·배출통계 작성 및 보고서 등 선진국, 개도국을 구분하여 의무사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진국(OECD 국가)은 200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90년 수준으로 감축토록 노력 하여야 할 의무를 집니다.

소도서국가, 저지대 해안국가, 건조국가, 대기오염이 심한 개도국 등에 대하여는 재정지원 및 기술이전에 있어 특별고려를 하도록 되어 있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조치·이행으로 큰 영향을 받게되는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나 화석연료에 과다 의존하는 국가는 의무이행에 있어서 특별고려를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명한 기후변화협약 자체는 추후 일정한 절차를 거쳐 효력이 발생되더라도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없으나 향후 의정서 체결시 에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직접적·구체적인 규제가 예상됩니다.

넷째, 생물다양성협약은 지구상의 생물종 및 그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한 협약입니다.

지구상에는 현재 5백만∼5천만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인간에 의해 확인된 것은 불과 1백40만종에 불과한데 그중 80%가 열대산림 지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밀립의 급속한 황폐화와 환경의 악화를 매년 2만5천 내지 5만의 생물종이 멸종하고 있어 수십년 내에는 지구상 생물종의 25%가 멸종 될 것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최근까지 생물다양성(Biodiversity)에 관하여는 크게 경제적 의미를 부여치 않았으나 유전공학의 발달로 유전자에 대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발견하게 되면서 부터 이들 생물자원을 보호하고 합리적인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국제협약의 체결을 준비해왔습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90년 11월 이래 5차례의 정부간 협상회의를 거쳐 '92년 브라질 리우회의에서 최종 채택되었습니다. 동 협약은 국가별 생물자원에 대한 자 주적 권리를 인정하고, 위해행위에 대한 규제를 기본원칙으로 천명하면서 생물종을 포함한 생물다양성의 보존과 생물자원의 합리적 이용을 위한 정책수립, 시행, 생물다양성보전에 악영향을 주는 사업과 정책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유전공학적으로 변형된 생물의 안전규제 및 정보제공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협약자체는 이렇다할 규제조항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으나 후속의정서 제정으로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게 되므로 생물자원 도입시 원가상승이 예상 되며, 유전자원 보유국과 기술보유국간의 보호주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논의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보면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 높은 신흥공업국으로서 생산·소비와 관련된 각종 규제로 인한 영향 이 세계적으로 가장 큰 나라이며,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사용증가 속도가 세계최고 수준입니다. 특히 피해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관련산업 위축은 수출 감소로 직결될 수 있습니다. 염화불화탄소(CFCs) 사용감축은 관련산업의 생산제약으로 자동차, 전기·전자산업의 수출감소를 초래할 것이며 열대산림벌채 규제 시 경제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수준에 비하여 환경보호 관련 투자비중이 낮고 환경기술개발 수준이 저조하여 환경선진국이 환경규제 수준차이에 대한 무역규제를 실시할 경우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곤란합니다.

첫째,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1992년 5월말부터 적용된 CFCs(사염화불화탄소)등 오존층 파괴물질 사용감축은 자동차, 전기·전자산업 등의 수출감소 및 CFCs 대체물질 수입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며 화석연료 사용 감축일정이 구체화되는 경우에는 급속 증가되던 에너지 사용의 감축에 따른 산업구조조정 등 에 너지 절약형 생산·소비양식의 감수가 불가피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하여 에너지 이용효율이 낮으며 에너지 사용량은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환경비용을 생산비용에 반영하는 오염자 부담원칙을 적 용할 경우 생산원가의 상승으로 국제경쟁력 약화가 우려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오염자 부담원칙 적용을 통한 환경비용의 내부화율과 환경투지비중이 낮은 상태 입니다. 특히, 신흥공업국에 대한 선진국의 최신기술이전 기피에 따른 경쟁력 약화 및 장래 예상되는 재원부담 요구로 이중적 부담이 가중될 전망입니다.

둘째, 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Green Round가 진행되고 오염자부담원칙이 적용되면 환경투자의 증대와 환경기준의 강화는 불가피하고, 기업의 대기·수질오 염 방지비용이 대폭 증가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특정폐기물 처리시설 등의 설치비는 민간에서 부담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지구환경보전 노력이 종전의 특정 환경유해행위 규제에서 모든 개발 정책의 환경적 건전성 확보를 위한 규범설정으로 발전함에 따라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하고 환경관련 조직과 법령 등을 강화시키는 것이 불가피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지구환경 논의에 대비하기 위하여 정부는 '92년 7월부터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지구환경관계장관회의 등 지구환경 관련대책 기구를 설치하 여 운영중에 있으며, '92. 8월 제1차 지구환경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여 지구환경종합대책을 확정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기본방향은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하여 모든 산업·개발정책 추진시 환경요인을 균형있게 반영하고, 각종 국제환경 협약상에서는 우리의 현실적 제약요인을 반영시켜 나감으로써 실리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의식제고 및 환경관련시책 추진상황을 정기적 점검·평가하고 개선방안을 강구함으로써 시책의 실효성을 확보하여야 합니다. 지금 정부는 리우회의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환경보전과 조화를 이루면서 국내산업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산업대책, 환경대책, 협상대책 등 3개분야 44개 세부 추진대책 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하고자 합니다.


환경처는 이들 세부 추진과제 중 아래와 같은 과제를 추진키로 하였습니다.

첫째,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및 항목을 제조정하고 중점 평가제도를 도입하여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이외의 개발정책 및 행정계획에 대한 사전협의 제도도입을 검 토하고 있습니다.

둘째, 국내환경 규제기준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환경을 구실로 한 무역규제에 대비하고 점증하는 국내 환경욕구에 부응코자 환경규제기준을 점차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할 계획입니다.

셋째, 환경기술개발 및 환경산업 육성을 지구환경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적 과제라는 인식아래 관련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발적 참여 및 근검절약 의 생활화유도로 1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며 기업의 과대한 상품포장으로 인한 폐기물 발생량 저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폐기물 발생억제 및 재활용 증진을 통한 자원 재순환형 경제·사회구조 구축을 위하여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넷째, 국내의 생물자원에 대한 보전대책을 강구하기 위하여 자연생태계 보호지역 확대 및 관리강화, 특정야생동·식물 추가지정 및 보호관리, 국내 생태계 위 해 동·식물 지정관리, 녹지보전지역 지정을 위한 정밀조사 실시 등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분단현장인 비무장지대의 자연생태계 조사를 추진하려고 합 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하여 우선 먼저 남·북한 자연환경보전협의체 구성 및 자연환경보전 세미나를 개최하고, 그 다음 남·북한 주요명산 및 주요 철새도래지 를 상호 방문하여 공동조사를 한다음 최종적으로 비무장지대 생태계 조사를 위한 남북 공동조사단을 구성하여 추진하려고 합니다.

다섯째, 리우회의 이후 『의제 21』 이행을 위한 지역환경협력 필요성이 강조되고, 역내 환경 공동체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하여 동북아지역 환경협력을 강화하 여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동북아지역 국가간 환경정보 및 자료의 교환, 동북아지역 환경 Net work 구성, 동북아지역 환경협력 강화방안 등을 모색해 나가고 있 습니다.

여섯째, 정부와 민간기업 및 국민들간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민간의 환경보전 참여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환경정책 결 정과정에 민간 및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수렴, 반영하고 환경보전의 생활화를 위한 대국민홍보 및 학교교육을 활성화해 나가고 있으며 또한 민간환경단체의 현실 성있는 정책대안 제시와 시민들이 환경보전운동에 솔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향후 환경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지구환경논의와 국제협력은 더욱 증가·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지구환경보전에 관한 논의는 결국 지구 환경보호를 위한 각국의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 및 환경기술수준이 선진국 에 비해 낮은 우리나라로서는 국내 환경성과를 향상시키고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치에 걸맞는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