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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소비자보호 현황과 발전방향 : 피해구제제도를 중심으로

일본 소비자문제 전문가협회 초청강연 (동경)
한국소비자보호원장 재임시 : 1994년 5월 31일

오늘 이 자리에서 日本의 主要企業에서 消費者問題를 專門的으로 다루시는 여러분을 뵙게 된 것을 보람있게 생각하며, 消費者保護에 관한 意見을 나눌 수 있는 機會가 마련된 것을 더욱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本人을 이자리에 招請하여 주신 ACAP의 吉岡邦彦理事長께 깊은 感謝를 드립니다. 오늘의 論議가 韓日兩國의 消費者問題에 대한 共同認識과 향후 消費者問題解決을 위한 폭넓은 交流와 協力의 契機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제게 부탁된 主題인 被害救濟制度를 中心으로 하는 韓國의 消費者保護現況과 發展方向에 대한 구체적인 말씀에 앞서서 '消費者問題의 本質'에 대해서 평소에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잠깐 言及하는 것으로 말씀을 시작할까 합니다.

누구나 잘 理解하고 있는 듯 하면서도 사실은 各自가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消費者問題의 本質'에 대하여 먼저 論議를 전 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消費者運動은 물론 消費者政策도 이 바탕위에서 가능하고, 더욱이 企業이 왜 消費者問題 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 관심을 갖는 경우에도 어떤 方向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인지를 주로 論議하는 이 모임에서는 이 必要性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消費者問題(consumer affairs)란 1차적으로 消費者와 企業間의 去來關係에서 발생하는 消費者의 不滿이나 被害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消費者問題는 개개인의 消費者가 消費過程에서 느끼는 단순한 不滿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商品 및 서비스의 價格品質安全性과 去來條件에 대하여 소비자가 제기하는 問題認識과 潛在的欲求를 포괄하는 것입니다. 消費者의 입장에서 제기되는 生産販賣過程上의 諸般問題點과 消費者의 潛在需要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消費者問題는 企業經營의 方式에 큰 影響을 미치는 동시에 또 影響을 받습니다. 또한 消費者問題는 消費者企業當事者間의 관계로서만 理解될 수 없고, 이를 둘러 싸고 있는 政府의 經濟運用方式과 經濟政策 및 各種制度 등 全般的인 經濟社會構造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消費者問題의 解決이 消費者의 立場에서 바람직스럽고 이것이 消費者厚生의 增大에 寄與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問題는 이러한 消費者問題의 解決이 市場經濟體制에서 生産의 主體인 企業에게 어떤 影響을 미칠 것인가 입니다. 나아가 國民經濟全體 의 發展과는 어떤 關係를 가질 것인가 입니다.

만약 消費者의 所望에도 불구하고 消費者問題의 解決이 企業의 經營을 本質的으로 어렵게 하거나 國民經濟에 큰 부담으로 나타난다면 우리는 愼重한 再檢討를 해야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아니하고 一時的으로 어려움은 있으나 長期的으로는 企業經營이나 國民經濟의 發展 에도 도움이 된다면 企業이나 政府도 消費者問題解決에 보다 積極的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顧客滿足型經營과 관련된 日本의 어떤 冊子를 보면서 日本의 江戶時代에 近江商人들 간에는 바람직한 去來關係로서 '三者滿足의 原則'이 있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낀 적이 있습니다. '사는 者에게도 좋고, 파는 者에게 좋고, 社會에도 좋은' 狀態를 去來關係의 理想으로 삼았다는 一見 단순한 原理는 오늘의 消費者問題에도 類推適用될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즉, 消費者問題의 解決이 商品과 서 비스의 最終需要者인 消費者에게도 좋고, 이를 供給하는 企業에게도 도움이 되고, 兩者를 포함하는 國民經濟全體에도 有益할 것인가 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結果를 가져오는 消費者問題의 올바르고도 具體的인 解決方案은 무엇일까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解答은 우리가 消費者問題의 本質을 어떻게 理解하느냐에 있으며, 동시에 어떤 國民經濟 예컨대 日本經濟 또는 韓國經濟가 企業經營과 經濟運營을 함에 있어서 가장 本質的이라고 느끼는 問題와 消費者問題가 어떤 關係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本質的으로 消費者問題는 市場經濟體制에서 발생하는 問題입니다. 日本이나 韓國이나 市場經濟를 追求하는 한 消費者問題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大量生産大量消費의 經濟시스템이 아니었다면 企業과의 關係에서 消費者가 被害를 당했다고 해도 큰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그 대부분은 偶發的이거나 責任 의 所在가 분명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消費者들이 처해있는 狀況은 전혀 달라졌습니다. 技術革新을 바탕으로한 大量生産大量消費體制로 消費生活은 엄청나게 풍요 로와졌습니다. 그러나 그같은 풍요로움을 가져왔던 要素들이 바로 오늘날의 복잡한 消費者問題를 발생시킨 根源인 것입니다.

根本的인 변화를 야기한 것은 바로'高度의 分業'과 '專門化'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購買決定은 매우 까다롭고 상세한 技術的情報를 요구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消費者들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혼란스러울 정도로 수많은 商品들이 쏟아져 나오고 끊임없 는 廣告의 攻擊은 그러한 混亂을 加重시킵니다. 아주 작은 회사일지라도 生産購買販賣過程을 각기 專門으로 다루는 要員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消費를 결정하는 家計는 광범위한 財貨와 서비스를 購買하면서도 가장 단순한 方式으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지 난 수십년 동안 엄청난 變化와 發展에도 불구하고 家計의 購買方式은 크게 변한 것이 없습니다.

한편, 消費者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설령 알고 있다고 해도 이를 統制할 힘이 없다는 것입니다. 消費者個人의 購買는 市場規模에 비해 너무나 矮小하고 더구나 資金力과 專門性으로 무장한 巨大한 企業 앞에는 無力한 存在이기 때문입니다. 消費者는 그저 정해진 물 건을 사든지 말든지 하는 受動的인 立場이 된 것입니다.

消費者問題란 바로 市場이 複雜하고 專門化된데 따른 消費者의 劣等한 地位에서 起因합니다. 본래 自由市場經濟는 누구도 市場을 支配 할 수 없고, 去來當事者間의 對等한 對應能力이 있다는 것을 前提로 자유로운 契約을 바탕으로 성립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消費者 는 企業에 비해 去來條件, 商品情報, 組織力, 選擇能力 등에서 매우 劣等한 地位에 처해있습니다. 이로 부터 발생하는 消費者問題는 소위 市場失敗(market failure)의 典型的인 形態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적절한 補完裝置가 있어야 市場經濟體制는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消費者問題의 解決은 다른 어떤 市場失敗의 치유보다 더욱 중요합니다. 消費支出이 全體國民所得의 2/3를 차지한다는 量的인 規模面 에서는 물론, 經濟의 窮極的인 目的이 消費者의 厚生增大라고 하는 側面에서 볼 때 다른 어떤 市場失敗의 治癒보다 그 중요성이 큰 것 입니다. 이같은 觀點에서 消費者問題를 해결하겠다는 意志는 市場經濟體制에 대한 否定이 아니라 部分的補完을 통하여 自由市場經濟를 完成하겠다는 努力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오늘날 世界最大의 經濟大國인 日本이나 先進經濟를 향하여 모든 努力을 기울이는 韓國이나 처해 있는 經濟의 狀況이 반드시 순조로 운 것만은 아닌 줄로 압니다. 日本에서는 오래 계속된 景氣의 沈滯가 問題되고 있고, 韓國의 경우 競爭力에 있어서 本質的問題가 提起되 고 있습니다. 또한 經濟의 繼續的인 發展을 위해서는 構造的으로 解決해야 할 課題들도 많을 것입니다. 언뜻 兩國이 共通的으로 느끼는 構造的問題만 하더라도 對外的으로 보다 원만한 國際關係를 維持하고 對內的으로 수많은 規制를 緩和해야 될 必要性이 생각되어집니다.

이 두가지는 어떻게 보면 對內外兩面에서 自由市場經濟의 原理에 보다 充實하고자 하는 努力의 一環으로 理解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消費者問題의 解決을 自由市場經濟에 있어서 '市場의 失敗'를 補完하려는 過程으로 理解한다면, 韓日兩國이 당면하고 있는 共通의 그 리고 最大의 經濟課題를 解決하려는 過程도 결코 消費者問題의 解決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日本에서는 모르겠으나 韓國에서 消費者問題를 다루는 政府나 企業, 民間團體의 認識은 경우에 따라서는 적정하 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선 일반화된 誤謬는 '消費者保護'를 '脆弱者保護'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社會保障이나 福祉次元에서 消費者問題를 생각하는 方式입니다. 이점은 政府가 消費者保護를 위해 직접 개입했던 1980년초의 상황에서 잘 드러납니다. 憲政史上 처 음으로 消費者權利를 保障한 당시의 憲法과 政府의 施策方向에서도 國民福祉와 衡平增進을 消費者保護와 같은 次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消費者問題의 解決을 社會保障制度의 一環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社會保障制度는 自由市場經濟에서 能力差異에서 파생된 結果의 不平等을 事後的으로 補完하는 裝置입니다. 消費者問題解決은 社會保障과 같은 '保護' 次元이 아니라, 企業과 消費者間의 對等한 去來狀況를 유지시키기 위한 事前的裝置와 관련되며, 市場經濟體制를 원활히 作動시키기 위한 것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消費者保護'라는 用語보다는 '消費者問題의 解決'이라는 表現이 보다 適合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잘못된 것은 政府가 消費者問題를 解決하는 過程에서 市場에 지나치게 介入하여 市場mechanism 自體를 制限하려는 경향입 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問題입니다. 市場經濟體制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 이를테면 消費者保護를 名分으로 市場mechanism 自體를 不信하거나 變質시킬 可能性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政府의 認識不足과 消費者運動을 하는 사람들의 誤解로 인하여 問題가 오히려 惡化될 수도 있습니다. 名分만 있으면 規制와 介入을 選好하는 政府官僚들의 屬性과 결합되어 '消費者問題의 眞正한 解決'과는 逆行하는 保護措置를 量産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또한 企業의 消費者問題에 대한 認識이 이러한 것이라면 消費者問題의 眞正한 解決은 사실상 不可能합니다.

최근 日本에서 追求되고 있는 '消費者優先의 社會'란 무엇입니까? 政府가 直接市場에 介入하여 消費生活의 安定을 기하고자 하는 것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消費者優先의 社會란 消費者의 選好에 따라 자유로운 選擇이 가능하고, 그같은 選擇에 의해 企業의 成敗가 결정되는 社會를 意味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여기서의 理論的 모델은 각각의 消費者가 選擇權을 가진 완전한 自由競爭市場의 原理이며, 個個人 자신의 選好를 能力에 따라 최대한 發揮할 수 있는 多樣性이 許容되는 社會, 그같은 體制에 대한 믿음인 것입니다. 물론 選擇에 대한 責任은 消費者 스스로가 져야 합니다. 물건을 고르는데도, 여행을 즐기는 데도, 住居地域과 學校를 정하는 것도 選擇한 本人이 結果에 대한 責任을 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個個消費者가 責任을 갖고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社會的與件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 첫째는 選擇할 수 있 는 多樣性이 許容되어야 합니다. 消費者의 欲求에 부합하는 商品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企業의 活動을 制約하는 어떤 政府의 規制나 一部企業만의 活動도 허용되어서는 안됩니다.

둘째는 選擇할 수 있는 풍부하고 다양한 情報가 提供되어야 합니다. 虛僞情報를 내보낸 者에 대한 適切한 裁制도 필요합니다. 消費者優先의 社會란 多樣한 情報가 풍부하게 제공되는 透明性이 높은 社會를 의미합니다.

이 두가지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습니다. 다양하고 자유로운 消費者選擇이 許容되지 않는다면 풍부한 情報도 별 가치가 없습니다. 또 한 消費者의 多樣한 選擇이 가능하다고 해도 情報가 透明하지 않다면 合理的選擇은 불가능하고, 企業間의 實質的인 競爭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눈먼 消費者를 위하여 品質向上에 盡力하는 企業人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多樣한 選擇의 餘地가 있고 이것을 可能하게 하는 정확하고도 풍부한 情報의 存在야말로 消費者問題의 解決을 위한 核心的要素입니 다. 그리고 이것은 企業과 消費者間의 關係인 동시에 全般的인 經濟社會構造의 結果라고 앞에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같은 큰 줄기를 바탕으로 저는 韓國의 消費者保護制度의 現在의 모습과 追求하는 方向에 대하여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이점은 經濟體制와 經濟成長過程에서 類似한 體驗을 하신 여러분들로서는 흥미있는 內容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韓國에서 消費者問題發生의 背景과 이에 대한 消費者保護施策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韓國은 지난 30여년 동안 政府主導의 강력한 成長支援政策과 海外市場을 목표로 한 輸出爲主의 對外指向的成長戰略으로 커다란 業績을 이루었습니다. 이같은 成長戰略은 당시의 自由貿易을 보장해온 世界交易秩序와 資本 및 技術導入이 容易하였던 國際環境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이같은 高度成長으로 國民所得水準은 短期間에 劃期的으로 증대되었지만 豫告된 바와 같이 消費者保護側面에서 새로운 問題가 등장한 것입니다.

基礎的인 生必品의 供給조차 어려웠던 經濟發展의 初期段階에서는 生産力의 增大가 곧 消費者厚生을 增大시키는 것이므로 生産爲主의 經濟政策은 消費者利益과 合致되었습니다. 그러나 계속된 生産技術의 발달로 産業構造가 大量生産, 大量消費體制로 변모함에 따라 消費者厚生도 크게 증대된 반면 商品의 缺陷이나 企業의 不當한 去來慣行 등으로 인한 消費者不滿과 被害도 크게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國民들도 所得水準의 向上으로 消費生活의 質的向上을 추구함에 따라 過去에는 간과하였던 各種消費者問題에 눈을 뜨게 되었고, 消費者 스스로 權益을 擁護하려는 努力이 싹트기 시작하였습니다.

韓國에서 消費者保護運動은 60년대초 政府의 經濟發展政策推進과 같이 시작되었으며, 초기에는 그 規模와 活動面에서 크게 미흡하였으 나 經濟發展과 함께 보다 組織化되고 活性化되면서 消費者保護의 必要性에 대한 政府와 社會의 關心을 誘發하게 되었습니다.

1980년 第5共和國憲法 제125조는 '國家는 건전한 消費行爲를 啓導하고 生産品의 品質向上을 促求하기 위한 消費者保護運動을 法律 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保障한다'고 憲政史上 처음으로 消費者의 權利를 保障하였습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基本法으로서 [消費者保護法]을 制定하고, 同法에 의한 消費者保護委員會(現消費者政策審議委員會)를 經濟政策의 綜合調整機構인 經濟企劃院에 설치하여 消費者保護綜合施策을 樹立推進함으로써 消費者保護를 綜合的, 體系的으로 遂行할 수 있는 制度的基盤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消費者保護法의 制定으로 政府가 消費者保護政策을 樹立하고 執行하는데 따른 法的基盤은 마련되었으나, 運用過程에서 法의 內容이 너무 宣言的이고 具體性이 缺如되어 있다는 批判이 많았습니다. 또한 消費者保護를 위한 實效性을 높이고 날로 複雜多岐해져 가는 消費者問題에 效果的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消費者保護法의 改正은 물론 消費者保護를 綜合的으로 專擔하는 專門機關이 필요하다는 意見이 提起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政府는 1986年末消費者保護法을 改正하여 消費者保護와 關聯된 各主體의 役割과 責任을 분명히 하는 등 法의 內容을 크 게 補完하면서, 消費者保護專擔機關으로 現在 제가 責任을 맡고 있는 韓國消費者保護院의 設立根據를 마련하고, 이어서 1987년 7월 韓國消費者保護院을 出帆시킴으로써 消費者保護를 위한 政府의 役割을 실질적으로 强化하였습니다. 또한 1986年末에 同時에 制定된 '約款 의 規制에 관한 法律'은 消費者에게 터무니 없이 不當한 約款을 規制하여 消費者를 保護하고 去來秩序를 公正하게 하는데 있어서 劃期的인 制度로 評價받고 있습니다.

이후 7년동안 韓國政府에서는 韓國消費者保護院을 중심으로 각종 消費者保護關聯法令 및 制度의 硏究, 不當去來防止를 위한 調査活動, 消費者被害救濟의 範圍擴大, 商品情報提供 및 消費者問題에 관한 廣範圍한 敎育事業을 펼침으로써 消費者保護制度의 基盤을 강화하여 왔습니다.

최근에 經濟政策을 樹立하고 總括하는 經濟企劃院에 從前의 物價政策局을 國民生活局으로 改編하고 消費者政策課를 新設한 것은 政府의 消費者政策에 대한 强力한 意志를 反映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1993년 7次經濟社會發展 5個年計劃樹立에서 消費者保護部門을 獨立된 分野로 하여 中長期的인 政策을 樹立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變化로 볼 수 있습니다.

이같은 過程을 거치면서 韓國의 消費者保護環境은 크게 改善되고 消費者의 權益도 過去에 비해 월등히 向上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 나 韓國에서 消費者問題가 體系的으로 解決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려운 것이 現實입니다. 우선 政府의 施策을 볼 때 各部處가 多發的으 로 施行하고 있는 個個의 消費者保護와 관련된 施策들이 때로는 一貫性을 잃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서로 矛盾되는 경우도 發見됩니 다. 企業經營에 있어서도 韓國企業이 처해 있는 與件에 비추어 消費者問題의 積極的인 解決이 企業經營에 長期的으로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認識이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民間의 消費者運動도 活動規模나 方向에 있어서 반드시 바람직한 水準에 있다고 밝히기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韓國에 있어서 消費者問題의 解決이 바람직한 狀況에 와 있지 못하는 原因은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이미 설명드린 바와 같이 消費者問題의 本質에 대한 認識의 一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要因일 것입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側面도 이러한 狀況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政府의 政策執行方式과 行政에 관한 것입니다. 日本과 마찬가지로 韓國은 經濟發展過程에 政府의 役割이 絶對的이었다고 봅니 다. 規格大量生産方式을 통한 經濟成長을 指向하여 企業保護와 産業育成에 힘써온 결과 오늘의 發展을 이룩했습니다. 물론 이 過程에서 韓國政府는 消費大衆을 위해서도 많은 施策을 실시했고 그 成果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支援과 規制'라는 政府政策執行의 主要手段은 消費者問題와 關聯된 分野라고 해서 例外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韓國의 官僚들이 消費者保護도 염두에 두고 推進했던 施策의 상당부분이 結果로서는 消費者의 選擇幅을 좁히고 革新的인 企業家의 進入을 막아 消費者問題의 解決과는 거리가 먼 結果를 招來한 경 우가 많았습니다.

歐美諸國에서 발생하는 消費者問題와는 달리 韓國은 各種規制로 인하여 처음부터 消費者가 選擇할 수 있는 範圍가 크게 制限되어 있 다는 점에 注目할 필요가 있습니다. 消費者가 市場에서 그 힘을 發揮할 수 있는 根源은 不實한 商品과 서비스를 사지 않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構造下에서는 消費者가 설령 不滿이 있어도 다른 商品과 서비스를 選擇할 여지가 없습니다. 언뜻 볼 때 消費者는 政府의 보호로 安定될 수 있을 것 같지만, 消費者優先의 社會란 官僚의 保護와 規制로 安定되게 살아가는 社會는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政府規制의 緩和야말로 消費者問題의 解決을 위한 첫 出發이 되는 것입니다.

韓國에서는 지난해 부터 새 政府가 들어서서 對內的으로는 規制緩和와 對外的으로는 國際化의 旗幟를 내걸고 經濟全般에 대하 再檢討 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企業의 競爭力强化가 主目的입니다. 政府의 産業에 대한 直接的인 規制나 支援이 限界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더이상 우리 産業의 競爭力向上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認識입니다. 國際化가 競爭의 强化로 規制緩和가 消費者選擇幅의 擴大로 연결 될 것이 확실하므로 韓國經濟政策의 큰 흐름은 消費者問題의 解決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方向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實現하는데 따르는 葛藤과 副作用을 克服하고 構造自體를 새롭게 定立하는데는 많은 努力과 費用이 들 것입니다.

다음으로 市場情報體系에서의 消費者選擇에 대한 制約狀況에 관한 것입니다. 消費者의 合理的選擇을 위해서는 各種商品의 特性 및 去來條件에 대한 客觀的인 公示가 필수적인 要素임에도 불구하고, 商品의 情報와 去來條件이 대부분 企業에 의해 일방적으로 提供되고 있 습니다. 獨寡占體系下에서의 生産者主權의 特性을 情報提供面에서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供給者爲主의 情報體系로 발생되는 商品의 不透明性이 消費者의 合理的選擇을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점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만일 자유로운 競爭이 許容된다면 消費者問題의 全體領域中에서 가장 중요한 要素가 情報라고 결론짓는 것은 결코 誇張이 아닙니다. 情報의 問題가 없다고 해서 모든 消費者問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줄어들 것입니다.

情報는 消費者가 자신을 직접 保護할 수 있는 힘입니다. 또한 消費者가 情報로 잘 武裝될수록 政府는 消費者를 덜 돌보아도 됩니다. 消費者는 그들 자신을 돌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消費者가 흔히 묘사되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어리석지도 않고 非合理的이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보이는 것은 단지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裝備, 즉 情報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韓國에서는 情報의 公示에 관한 制度가 初步的인 水準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근 各種法律에 去來條件明示, 表示强化 를 規定하여 改善된 면도 없지 않으나, 保險金融醫療서비스 등 專門서비스에 대한 公示制度는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아 큰 問題意識 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오늘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主題인 韓國의 消費者被害救濟制度의 現況과 發展方向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消費者가 被害를 입기전에 미리 豫防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데는 異論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豫防에 힘쓴다고 해도 어느 정도 의 被害發生은 피할 수 없습니다.

消費者被害는 그 特性上 일반적인 司法的節次에 의한 救濟가 效果的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被害를 당한 個個消費者가 簡便하고 迅速한 節次에 의해 그 損害를 補償받거나 原狀回復이 가능한 制度를 요구하기 마련이고, 많은 國家가 이러한 制度를 消費者保護의 核心的인 制度로 마련하고 있으며 韓國도 例外가 아닙니다. 制度的인 側面에서는 韓國은 상당히 完備되고 獨特한 消費者被害救濟制度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韓國의 消費者保護法은 消費者가 손쉽게 被害를 救濟받을 수 있는 對象과 節次를 다음과 같이 상세히 規定하고 있습니다.

우선, 消費者가 被害를 입는 경우 그 被害를 該當製品을 만들었거나 販賣한 事業者로부터 直接救濟받는 方式입니다. 韓國의 消費者保護法은 法의 適用을 받는 消費者被害救濟主體로서의 事業者를 '物品의 製造, 販賣, 保管, 包裝, 運送輸入하는 者와 서비스를 提供하는 者'로 매우 넓게 規定하고 있습니다.

즉, 메이커는 물론이고 모든 流通段階에서 消費者가 支拂한 費用을 나누어 가진 모든 사람을 事業者로 認定하고 그들 누구라도 責任있는 者가 消費者被害를 救濟할 責任을 갖도록 한 것입니다.

또한 韓國의 消費者保護法은 일정한 규모 이상의 事業者에게 消費者의 被害를 救濟하는 機構(例: 消費者保護센타, 顧客相談室)를 企業內에 두도록 指定하고 있습니다. 이 法에 의해 政府로부터 指定받은 事業者는 '93年末現在 약 900余個에 달하고 있고 그 對象은 食品과 工産品製造業, 運輸業, 가스供給業, 金融業, 保險業, 百貨店等으로 거의 모든 消費財關聯産業을 網羅합니다.

政府가 指定하는 規模基準에 못미치는 中小企業이나 零細한 小賣店鋪主들이라도 顧客으로부터 어떤 不滿이 提起되면 可能한 한 適切 한 補償을 하려고 하는 努力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위한 機構를 스스로 組織內에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음은 消費者의 不滿이 事業者에 의해서 圓滿하게 解決되지 않을 경우 消費者들이 消費者團體나 行政機關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解決 하는 過程입니다. 消費者들의 모임인 消費者團體는 힘이 약한 消費者 편에서 消費者에게 相談을 해주거나 事業者에게 連絡하여 消費者不滿을 解消해 줄 것을 要求합니다. 辯護士와 같은 役割을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韓國의 消費者團體는 12個中央團體를 包含하여 全國에 약 150余個의 地方消費者團體가 活動하고 있는데 이들 團體 대부분이 消費者 편에 서서 事業者들에게 消費者不滿을 適切히 處理해 주도록 要求하는 일을 그 活動의 일부로서 하고 있습니다.

日本의 경우에는 韓國에 비해 훨씬 많은 약 4千5百餘個의 消費者團體가 全國의 모든 生活區域에 걸쳐 組織되어 있다고 알고 있고 이 들 團體들은 일명 '調査團體'라고도 하여 消費者不滿處理活動보다는 주로 自身들의 居住地域에서 價格이나 品質衛生에 대한 調査活動과 消費者情報提供 및 敎育啓蒙活動에 더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韓國의 中央政府는 各部處別로 所管品目에 관하여 消費者의 不滿을 接受하여 處理하고 있고 地方自治團體도 最一線行政組織인 洞單位까지 消費者保護擔當公務員을 指定하여 該當地域住民의 消費者不滿을 處理하여 주는 體制를 갖추고 있습니다.

韓國의 消費者被害救濟制度中 가장 獨特한 制度는 韓國消費者保護院에 의한 被害救濟機能입니다. 被害를 입는 消費者들이 直接 또는 消費者團體나 政府機關에 의한 被害救濟努力이 기울여졌으나 만족할 만한 成果를 거두지 못한 경우에는 모두 韓國消費者保護院에 被害救濟를 요청하도록 消費者保護法이 정하고 있습니다. 이 過程에서 準司法的 성격을 갖는 韓國消費者保護院의 독특한 機能이 분명히 드 러납니다. 이 경우 韓國消費者保護院의 被害救濟機能은 두 段階에 걸쳐 遂行됩니다.

먼저 消費者와 事業者에 대한 '合意勸告'節次 입니다. 韓國消費者保護院은 각종 經路를 통한 被害救濟申請을 받으면 30日이라는 處理期限內에 事實確認調査를 實施하고 必要한 경우 物品을 試驗檢査해서 消費者被害의 責任所在를 가려내고 이를 토대로 適正한 解決方案 을 導出해 兩當事者에게 合意를 勸告합니다.

이 過程에서 事業者에 대해 必要한 資料를 提出할 것을 要求하거나 事業者의 工場이나 事務室에 出入할 수 있는 相當한 權限도 갖추 고 있습니다. 韓國消費者保護院은 住宅, 自動車, 家電製品, 訪問販賣等 거의 모든 消費生活과 關聯된 事件을 다루는데 年間 약 1萬件의 消費者被害事件을 合意勸告하여 그 중 97∼98%를 合意로 終結하고 있으므로 消費者被害救濟에 있어 매우 效果的인 制度라고 볼 수 있 습니다.

消費者保護院의 合意勸告가 失敗한 경우는 매우 드문편인데(全體合意勸告의 약 2∼3%로 今年의 경우 約 300件水準으로 豫想) 그 失敗理由는 消費者의 要求가 너무 過多하거나 事業者의 補償熱意가 不足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被害의 原因과 責任所在를 가리기 어려운 複雜한 事件인 때가 많습니다. 또 消費者들이 數百名에 달하는 集團이거나 被害額이 큰 大規模事件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事件이 消費者保護院의 合意에 따르는 理由는 무엇보다도 韓國消費者保護院이 어느 一方의 편을 들지 않고 事業者 와 消費者가 다같이 首肯할 수 있도록 第3者로서의 公正한 立場을 堅持하는데 있습니다. 또한 正確한 事實調査와 科學的인 試驗檢査等을 통해 合理的인 '勸告'를 하고 있는 것도 當事者들의 信賴를 얻고 있는 理由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消費者保護院이 合意勸告를 했음에도 不拘하고 그 合意內容을 事業者 또는 消費者 어느 一方이 拒否한 경우에는 消費者保護院에 설치되어 있으나 강한 獨立性을 갖고 있는 '消費者紛爭調停委員會'가 또 다시 30日이라는 期限內에 決定을 내리는 調停制度를 두고 있습니다.

이 委員會는 法官出身의 辯護士와 法律學者, 消費者代表, 事業者代表, 消費者問題專門家等社會各界著名人士와 專門家들 7名으로 構成하여 消費者紛爭의 特殊性을 충분히 고려하고, 消費者와 事業者의 상반된 利害를 잘 調節하므로써 雙方이 다 受諾할 수 있는 調停機能 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最近에 紛爭調停委員會가 處理하고 있는 事件의 例를 보면 아파트 瑕疵에 대해서 아파트 入住者들과 建築會社와의 補償에 관한 다툼, 原因이 不明確한 自動車火災事件에 대한 消費者와 自動車 메이커간의 다툼, 紛失된 信用카드 不正使用代金을 누가 負擔할 것인가를 두 고 消費者와 信用카드會社가 다투는 事件等 매우 多樣하며 事件自體가 解決하기에 까다롭습니다.

특히 韓國의 消費者保護法에서는 經濟的意味에서는 消費者로 認定하기 困難한 零細한 農民이나 漁民도 消費者의 槪念에 포함하여 保護對象으로 하고 있는데, 이와 關聯하여 農民들이 種苗會社 또는 農藥會社와 씨앗이나 農藥의 效能과 副作用에 의한 被害補償問題로 다투는 事件들도 頻煩하게 이 紛爭調停委員會에서 上程되고 있습니다.

'87年부터 '94年現在까지 약 7年間消費者紛爭調停委員會가 調停한 事件은 1,200余件으로 그중 76%는 調停內容을 當事者들이 받아들 임으로써 '成立'하였는데 成立된 事件은 民事訴訟最終審에서 確定判決을 받은 것과 同一한 效力을 갖게 됩니다. 이와 같이 調停效力이 裁判과 같은 效力을 갖는다는 點에서 볼때 調停決定은 韓國의 消費者被害救濟方法中法院에 가지 않는 方法으로 最終節次인 것입니다.

調停이 不成立된 경우라도 民事訴訟으로 提起된 경우 대부분 消費者紛爭調停委員會가 調停決定한 內容과 同一하거나 類似한 判決이 내려지고 있어 이 委員會의 調停決定에 대한 消費者나 事業者들의 信賴가 매우 높아가고 있습니다.

한편, 消費者紛爭 가운데 金融, 保險, 證券, 醫療, 辯護士業等高度의 專門分野의 서비스業이나 國家가 私經濟主體로서 提供하는 物品이나 서비스, 예를 들면 水道, 郵便, 鐵道運送 등과 關聯된 消費者被害紛爭事件은 消費者保護院의 合意勸告나 紛爭調停委員會의 調停決定의 處理對象에서 제외되도록 消費者保護法이 정하고 있습니다. 이들 分野의 紛爭의 일부는 別途의 法에 의해 따로 設置된 紛爭調停機構들의 調停決定을 받도록 規定하고 있습니다. 예컨데 銀行과 消費者와의 金融紛爭事件은 韓國銀行法에 의해 設置된 銀行監督院의 [金融紛爭調停委員會]라는 機構가 調停하도록 하고 醫師와 患者와의 醫療紛爭은 行政府內의 [醫療審査調停委員會]가 處理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경우입니다.

지금까지 說明드린 바와 같이 韓國의 消費者被害救濟制度는 外見上 상당히 整備되어 있습니다만, 몇가지 問題點을 안고 있어 이를 보 다 補完發展시켜야 한다는 論議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첫째는 韓國消費者保護院의 最終的인 調停決定을 當事者中一方(대부분의 경우 事業者)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입니다. 물론 消費者는 民事裁判이라는 마지막 절차를 남겨두고 있습니다만, 대개의 경우 消費者는 民事裁判이 費用과 時間負擔에 비하여 訴의 實益이 적 다는 理由로 訴訟을 抛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87年부터 '94年現在까지 消費者保護院의 紛爭調停委員會가 調停決定한 1,200余件의 事件中 24%인 290余件이 事業者側의 拒否로 調停이 不成立되었는데, 이 不成立事件에 關聯된 消費者의 89%가 訴訟을 抛棄함으로써 아무런 利得을 취하지 못했고 不過 11%인 31余名 만이 民事訴訟을 提起하였습니다.

이 訴訟事件의 95% 以上이 消費者保護院의 調停決定과 同一하거나 類似하게 判決됨으로써 消費者들은 힘겹게나마 自身들의 權益을 確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勝訴實績에 비추어 볼 때 많은 消費者들이 訴訟節次가 까다롭고 負擔이 된다고 하여 訴訟을 抛棄해 버리 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現實입니다.

이 問題를 解消하기 위해 韓國消費者保護院은 금년부터 不成立된 調停事件에 關聯된 消費者들이 스스로 權利를 抛棄하지 않고 큰 負擔없이 民事訴訟을 통해서 被害를 救濟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辯護人을 推薦해 주고 辯護人受任料를 低廉하게 함과 同時에 勝訴時 에만 訴訟費를 消費者가 後拂로 負擔케 하는 等을 骨字로 한 일종의 簡易消費者訴訟支援制度를 새로이 導入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韓國消費者保護院의 被害救濟對象에서 除外되어 있는 金融保險 등 專門서비스分野에 대한 被害救濟問題입니다. 이 경우 별 도로 設立된 紛爭調停機構가 제대로 作動하지 않아 消費者被害救濟에 適切한 役割을 못하거나 消費者로부터 充分한 信賴를 確保하지 못하여 끊임없이 改善이 要求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特殊分野의 紛爭調停機構를 보다 整備하거나 韓國消費者保護院에 의한 被害救濟와의 連繫를 보다 强化하는 方向으로 改善策을 檢討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消費者被害의 解決手段을 窮極的으로 法院의 民事裁判에 의하는 경우 消費者被害의 特性에 비추어 裁判의 實效性을 보다 높 여야 할 필요는 오래전부터 提起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消費者紛爭을 裁判으로 解決하는데 따른 問題點을 補完하기 위하여 消費者가 比較的 쉽게 利用할 수 있는 法院의 民事調停制度, 少額審判制度, 法律救助制度 등을 보다 發展시켜 나갈 필요가 있고, 앞으로 集團訴訟制度 가 導入되면 消費者被害救濟制度에도 큰 寄與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아 이 制度의 導入을 적극 推進하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韓國에서 消費者被害救濟制度의 改善을 위한 多角的인 努力이 進行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努力만으로는 根本的 인 問題解決에는 限界가 있다는 생각이 점점 一般化 되고 있습니다. 특히, 最近의 消費者被害中財産上被害로부터의 救濟보다 生命身體上의 危害로 부터의 救濟가 보다 重要性을 가지게 되면서 消費者安全問題와 被害救濟와의 關係에서 특히 本質的인 問題가 提起되고 있 습니다.

經濟社會構造가 복잡해지면서 消費者의 身體生命을 威脅하는 要素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히 缺陷商品으로 인한 消費者被害는 財産上의 損失을 넘어 身體에 危害를 주거나, 심지어 生命에까지 威脅이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같은 消費者被害는 大量生産大量販賣體制로 필연적으로 그 範圍와 深刻性이 더해 가는 추세입니다.

이를 制度的으로 방지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하나는 豫防次元에서 政府의 消費者安全行政을 强化하는 것 입니다. 이 방법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國家本然의 任務로써 어느나라 政府든지 채택하고 있습니다. 물론 安全行政의 體系性綜合性 및 綿密性에서 나라마다 차이가 있고, 실제 나타나는 成果도 다를 것입니다. 다음은 事後救濟策으로 缺陷商品被害에 대하여는 民事責任法理를 修正하여 被害를 입은 消費者가 보다 쉽게 被害에 대한 損害의 賠償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制度입니다.

최근에 와서 대부분의 先進國家들은 消費者安全行政의 體系나 方式의 改善으로 解決 하는데는 限界가 있기 때문에 被害救濟의 準據 가 되는 民事法的責任rule을 變更하여 解決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름아닌 製造物責任精神의 立法化와 관련된 論議입니다. 日本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製造物責任法導入과 관련해 激烈한 論議가 있어 왔고, 얼마전 政府가 여러 機關과 團體의 意見을 수렴하 여 最終的으로 立案한 製造物責任法案을 議會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美國과 EC諸國은 1960년대부터 製造物責任精神의 立法化와 製造物責任保險 등 關聯制度를 導入하고 있습니다. 우 리가 여기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은 단순히 消費者의 被害救濟가 容易해졌다는 면만은 아닙니다. 이제 消費者問題는 '過失責任'이라는 近代市民法의 大原則을 修正토록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아가 企業이 製造物의 危險에 대처하기 위해 企業內部의 原價構造를 變更하고 生産管理, 投資決定 등에 있어서도 過去와는 다른 意思決定을 要求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過程은 전반적으로 市場 mechanism의 中核에 까지 影響을 미치는 주요한 事實입니다.

製造物責任의 原理는 간단합니다. 缺陷商品으로부터 消費者에게 被害가 발생했을 때, 그 缺陷과 消費者被害에 因果關係가 있다면 製造業者 등 關聯者에게 無過失責任을 요구하는 思考方式입니다. 이 發想은 近代法的去來 rule인 [購買者危險負擔]을 [販賣者危險負擔] 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만일 대부분의 消費者가 安全한 製品과 缺陷製品을 識別할 能力이 있다면, 이같은 責任 rule의 變更은 注意力이 없는 消費者를 일방 적으로 保護한다는 側面에서 社會的으로 公正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企業의 危險回避를 위한 費用이 價格에 반영되어 經濟的으로도 非效率的인 結果를 낳을 것입니다. 製品을 選擇하고 使用하는데 있어 愼重한 消費者가 추가적인 價格負擔을 통해 不注意한 消費者를 支援 해 주는 結果를 낳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消費者는 缺陷商品을 判別할 能力이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食料品醫藥品自動車등과 같은 상당수의 製品에서 性能區別은 물론 그 安全性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消費者는 거의 없습니다. 요컨데 消費者는 缺陷商品으로부터 오는 危害를 判別할 能力과 피할 수 있는 餘地가 거의 없는 것이 現實입니다. 또한 消費者들은 不時에 닥칠 事故結果에 대한 豫想被害額과 그 끔직 성에 대해서 상당부분 過小評價하고 있습니다. 危險을 判別하거나피할 수 없는 狀況에서는 이같은 樂觀的인 態度가 오히려 賢明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危險을 選好하는 消費者일지라도 日常生活에서 安全을 위해 쓰여질 돈을 아끼려고 自身의 生命을 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製品安全의 確保에 소요되는 費用을 價格에 反映시켜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被害를 防止하는 것이 더욱 安樂 하고 公平할 것입니다.

이제 缺陷商品으로 발생되는 危害를 아무도 責任지지 않고 市場 밖에다 放置할 수는 없습니다. 값싸고 安全한 製品을 만드는 企業을 단순히 倫理的次元에서 칭찬하고 끝낼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企業은 製品의 安全度를 높이기 위해 보다 安全한 原資材로 代替 하거나 生産工程을 변화시킴은 물론 硏究開發投資도 높혀야 합니다. 製品安全이 그 企業의 死活을 결정짓는 重要한 要素中의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製品安全이 바로 商品化되는 時期가 온 것입니다. 問題는 消費者保護의 視角에서 일단 바람직하다고 보이는 製造物責任制度가 企業經營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입니다.

製造物責任法의 導入이 초래할 製品價格의 引上可能性에 대한 우려는 반드시 企業의 입장에서만 걱정할 事項은 아니기에 중요한 問題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물론 特定製品의 價格은 상당히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全般的인 物價에 미치는 영향은 日本 의 경우 實證分析上으로 매우 미미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고, 韓國의 경우도 유사한 分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日本의 경우와 비슷한 結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製品의 危險原價負擔率의 差異가 商品價格에 反映되어 相對價格構造를 변화시킵니다. 그것은 製品 의 屬性中 가장 중요한 危害要因을 市場內部의 價格機構로 흡수킨다는 次元에서 公正하고 效率的인 市場成果를 招來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한편, 新製品開發의 抑制效果든가 實際賠償資力의 問題, 訴訟費用의 急騰등을 우려하는 意見도 있습니다. 이같은 問題點은 많은 檢討를 거치고 適切한 補完裝置, 예컨대 製造物責任保險制度 등이 整備되면 解決可能할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見解인 듯 합니다. 그 렇다면 企業立場에서도 製造物責任法의 導入에 消極的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경우 나타날 수 있는 技術的限界를 제외한 다면 이제 企業의 技術的情報와 能力은 이를 解決해 나가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製造物責任法의 導入은 國際的인 潮流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先進國에서는 國家單位에서 뿐만 아니라 國際機構나 地域統合에 의한 法의 統一化가 試圖되고 있습니다. 日本에서는 머지않아 製造物責任法의 立法與否가 結論날 것으로 봅니다만, 韓國에서는 이에 대한 論議가 아직은 本格化되고 있지 않습니다. 韓國消費者保護院에서는 先進各國의 法律을 比較檢討하여 韓國의 實情에 가장 適合한 法案 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저는 빠른 時日內에 이 問題를 公式的으로 提起하여 활발한 論議를 불러 일으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 制度의 導入 이 이루어지면 日本이나 韓國 공히 消費者安全과 被害救濟에 큰 進展을 이루는 契機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消費者被害救濟와 關聯하여 긴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러한 制度的裝置는 어떤 意味에서 被害의 救濟가 단순한 補償으로 그치지 않 고 市場에서 被害가 多發하는 商品과 서비스가 消費者에 의하여 外面되는 結果 즉, '市場의 自淨能力'과 연결되어야만 眞正한 消費者保護의 結果를 갖는 동시에 企業의 發展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消費者被害救濟制度는 懲罰의 性格을 넘어 企業이 被害發生을 防止하기 위하여 어떤 努力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豫告作用'을 해야 한다는 意味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被害救濟部門에서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消費者保護에 있어 經濟社會의 構造나 政府의 經濟運用方式이 決定的인 影響 을 미친다는 점이 또한번 강조될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韓國의 경우 최근에 발생하는 主要하고 複雜한 消費者問題의 대부분은 이러한 背景과 관련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經濟社會의 構造가 보다 消費者指向的으로 改編되지 않으면 眞正으로 消費者問題가 解決되기 어 렵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봅니다.

이같은 構造나 經濟運用方式은 앞으로 國際經濟環境에 큰 影響을 받을 것이므로 消費者問題와 經濟의 國際化過程과 깊은 관련을 갖고 考察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消費者問題도 國際化라는 世界的 흐름의 底邊에 깔려있는 世界市場의 構造變化에 注目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世界經濟가 生産者市場에서 需要者市場으로 급격히 轉換하고 있고, 당연히 훨씬 까다로워진 世界消費者의 選擇을 염두에 두고 生産活動을 해야 하며 物量爲主의 生産供給方式이 더 이상 作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國際化가 진전되는 가운데 輸入商品의 安全性에 대한 問題는 물론 産業別國際競爭의 存在와 程度, 이와 관련되는 消費者選擇範圍 및 內外價格差問題 등이 消費者問題로서의 重要性이 더욱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變化에 適應하여 企業은 소위 顧客爲主의 經營내지 顧客滿足經營體制로 經營의 흐름을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政府도 經濟政策基調를 消費者 내지 需要者의 立場에서 보는 思考로 轉換해야 비로소 經濟構造的側面에서 消費者問題의 解決이 가능해 질 것 입니다. 저는 日本이 최근 몇년간 生活大國을 追求하면서 消費者爲主의 經濟政策으로 轉換을 試圖하고 있는데 대하여 깊은 感銘을 받고 있습니다. 日本과 類似한 經濟發展過程을 걸어오는 韓國으로서 日本의 經驗은 우리에게 좋은 他山之石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 다.

그런 意味에서 東西冷戰體制의 終熄과 함께 韓日兩國에서는 政治經濟的變化가 크게 이루어지고 있고, 兩國 모두 規制緩和, 市場開放등 消費者選擇과 관련있는 政策方向을 共通的으로 採擇하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어떤 意味에서는 兩國은 사실상 同質의 改革課題를 共有하고 있다고도 생각됩니다.

만약 兩國政府나 企業, 國民間에 이와 같은 認識이 普遍化된다면 消費者問題를 중심으로 하는 兩國間交流의 機會도 보다 擴大될 것으로 보며, 나아가 兩國間의 經濟協力의 새로운 章을 열어가는 발판도 되리라고 믿습니다.

長時間傾聽해 주셔서 感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