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과 소비자주의

서울경제신문 게재
한국소비자보호원장 재임시 : 1993년 11월 20일


改革은 어느 時代 어느 國家에서나 어려운 과정이다. 東西古今을 통해 改革을 達成하려는 많은 努力이 있어 왔지만, 결과적으로 成功한 경우보다 失敗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改革이 成功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案件이 필요하다.

첫째, 改革의 方式에 대한 國民의 전폭적인 지지가 必須的이다. 改革은 施行過程에서 즉각적으로 苦痛이 유발되지만 그 成果는 서서히 나타나므로 대부분의 경우 改革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內的動因을 유지하기가 무척 어렵다. 그래서 成功的인 改革은 改革이 持續될 수밖에 없는 外部的 與件을 造成했을 때 비로소 可能했고, 이 外部的 與件은 대부분의 경우 내적 동인을 초월한 '開放'의 형태를 갖게 된다.

둘째, 改革의 對象에 대한 정확한 問題意識이다. 지금의 改革過程에서 진정한 의미의 經濟的 改革의 課題는 무엇인가? 그것은 현재 韓國 經濟의 最大의 問題가 무엇이며, 그 問題가 제기된 構造的 要因을 분명히 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對應하는 것이다. 우리 經濟의 最大問題는 競爭力 低下現狀이다. 그리고 競爭力 低下의 構造的要因은 바로 우리 經濟.社會의 低生産性 構造에서 찾아야 한다. 低生産性 構造는 먼저 진 정한 의미의 競爭이 존재하지 않는 非競爭的 經濟構造에 있고, 나아가 이와 깊은 관련이 있는 供給者爲主의 經濟構造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향후 經濟改革의 課題는 이 두 가지 問題에 대한 正確한 認識과 對應方向을 찾는 것이 되어야 한다. 前者에 對應하는 것이 우리 經濟의 '國際化 課題'이고, 後者에 對應하는 것이 '消費者가 選擇하는 經濟構造'로의 轉換, 즉 消費者爲主의 確立인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과 제는 성격상 떼어놀 수 없는 表裏의 관계가 있는 과제인 것이다.

최근의 不況과 競爭力低下 現狀은 우리 經濟의 전반적인 低生産性 構造에서 기인한다. 우리 經濟 구석구석까지 만연된 非效率性은 무엇 보다 실질적인 경쟁체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과, 이와 깊이 관련이 있는 '供給者爲主의 經濟構造'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韓國企業은 지난 30년간 진의미의 競爭을 통한 企業成長을 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였다. 國內外市場에서 치열한 競爭을 통해 成長해 오지 못한 企業에게서 진 정한 競爭力을 기대하는 것은 不可能할 것이다.

우리 經濟는 消費者選擇의 擴大보다는 支援과 規制를 통해 供給者에 대한 配慮를 우선하는 '供給者爲主의 經濟構造'를 갖추고 있다. 消 費生活과 관련한 法令이나 供給者들의 전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産業構造에서도 消費者들이 자유로운 選擇을 圖謀하는 내용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즉, 消費者의 選擇에 따라 企業의 盛衰가 결정되는 '消費者主義'가 적용될 여지는 거의 없는 經濟構造인 것이다.

이러한 企業間의 非競爭的 構造와 企業.消費者間에 있어서 供給者爲主의 經濟構造는 급속한 産業化過程에서 불가피하게 形成되었던 면 은 있으나, 궁극적으로 企業의 創意力과 自生的 適應能力을 盛衰시켜 '競爭力低下'라는 遺産을 남겨 놓았다.

이같은 狀況을 打開하기 위해 무엇보다 政府는 競爭構造의 달성에 필요한 對內外 與件造成에 役割을 집중시켜야 하고, 競爭構造下에서 企業의 技術革新 努力이 連繫될 때 진정한 의미의 競爭力 회복이 가능하다고 본다. 동시에 供給者 市場으로부터 需要者市場으로 급속히 변 화하는 國際競爭環境을 고려할 때 '消費者爲主의 經濟構造' 構築도 반드시 竝行 推進되어야 할 課題인 것이다.

消費者爲主의 經濟構造란 消費者選擇이 광범위하게 保障되고 企業이 이에 敏感하게 反應하는 構造를 의미하며, 이러한 構造的 狀況下에 서만이 企業은 진정으로 競爭力을 培養해 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政府의 消費者問題에 대한 정확한 理解가 앞서야 한다. 企業.消費者間의 대등한 去來關係를 유도해 나가는, 즉 消費 者問題의 해결없이는 市場經濟體制가 원만하게 作動할 수 없다는 점을 認識해야 할 것이다.

한편, 企業은 市場變化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그에 부응하는 生産技術의 實現을 위하여 企業內部組織을 市場指向的으로 改編하고, 經營方 式도 消費者指向的으로 刷新해야 한다. 이같은 過程을 통해서만이 우리 企業은 새로운 國際環境變化와 對內外的 挑戰을 克復할 수 있을 것 이다. 先進國에서는 消費者指向的 經營方式이 企業의 體質을 강화시켜 企業에게 더 큰 利益을 준다는 사실이 常識이 된 상태이고, 國際化된 市場에서 消費者와 밀착되지 않은 企業經營方式은 企業의 存立自體를 威脅한다는 認識이 普遍化되고 있다.

진실로 顧客을 만족시키는 企業만이 치열한 國際競爭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認識이 擴散되어야 하며, 이것이 주로 企業經營의 새로운 接近方法으로 論議되는 顧客滿足型 企業經營方式의 韓國的 意味가 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企業의 最高經營者가 이러한 問題에 대한 깊은 理解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重要하다.